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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워치]사용할까! 투자할까?

  • 2018.02.23(금) 10:30

[가상화폐 투자]
신민호 관세법인 에이치앤알 대표(경제학박사)
"금 같은 희소성으로 가치 보존 가능"
ICO 허용하고 실생활 사용 노력해야

 
비트코인을 포함하는 가상화폐(암호화폐)의 거래 가격이 급등락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및 투자자에 대한 관리 강화 조치와 일본의 코인체크라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580억엔(약 5600억원) 상당의 넴(NEM) 가상화폐가 부정 유출된 사건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생활 속에 성큼 다가온 만큼 가상화폐를 보는 우리들의 시각은 그 차이가 너무 크다. 우선 가상화폐는 가치 없는 돌덩이와 같기 때문에 규제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일반 대중의 시각과도 동떨어져 있어서 논외로 한다. 필자는 가상화폐의 실체와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인정하는 입장이다. 
 
필자와 같이 가상화폐를 인정하는 사람들도 ①채굴해야 한다 ② ICO(Initial Coin Offering)에 참여해야 한다 ③ 매매 거래 또는 투자해야 한다 ④ 사용해야 한다 등 입장이 다양하다.

# 희소가치
 
30년, 50년 또는 100년의 장기간을 고려하여 우리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하고 유지하려면 정부 발행 화폐에 의존하는 것이 현명할까? 예금자 보호를 받아 은행에 예금하더라도 정부 발행 화폐에 의존하는 방식은 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 

1960년 146억원이었던 정부 화폐 발행 잔액(민간 보유현금+금융기관 시재금)은 2017년 107조9076억원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경제 규모도 커졌겠지만 그만큼 화폐 공급량이 늘어나서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재산의 보호와 유지는 생산량이나 공급량이 한정되어 예나 지금이나 희소가치가 있는 재화에 의존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금이나 미술품 같은 희소가치가 있는 재화가 그 예다. 금은 수천 년 동안 생산량이 한정되어 그 희소한 가치는 역사가 입증한다. 금의 희소한 가치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하는 가상화폐는 금과 비슷한 희소 가치를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대 2100만개만 발행되도록 설계되어 금과 같이 생산량이 매우 한정된 화폐다. 비트코인은 실물 금만큼이나 생산(채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생산하는 것을 채굴(mining)이라고 한다. 

달러나 원화 같은 정부 발행 화폐는 정부의 정책 결정에 따라 얼마든지 더 발행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금과 비슷하게 공급량이 한정되어 그 가치가 보존될 수 있는 것이다.
 
# 채굴할 것인가
 
실제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은 금 채굴 못지않게 어렵다. 초기에 엄청난 컴퓨터 설비와 전력 등을 동원하여 비트코인을 채굴한 많은 사업가들이 실패한 이유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채굴은 얼마나 어려울까. 수년 전에 비트코인을 채굴해 본 경험이 있는 필자의 지인은 " 컴퓨터 관련 지식 수준이 높고 최첨단 컴퓨터를 구비해 채굴하더라도 혼자서는 어렵고 여러 명이 동업조합(팀 또는 길드)을 만들어 채굴작업을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데이터 블록을 하나 채굴하면 25비트코인이 지급된다)
 
일반인이 비트코인 채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실제로 금광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과 같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 ICO에 참여할 것인가
 
ICO란 가상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로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데이터 형태의 가상화폐(코인)를 만든 사람들이 가상화폐 발행 및 사용에 대한 규약(프로토콜)을 포함한 백서를 발간하여 가상화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여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9월 29일부터는 ICO가 금지되었다.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많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ICO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은 해외 ICO에 참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외화가 유출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ICO가 다시 허용된다면 기업들이 가상화폐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ICO 참여자들이 늘어나서 외화 유출을 차단하고 우리나라 ICO에 해외 참여자들이 유입되어 외화 유입 효과가 생길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통한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서 ICO를 허용하고 ICO에 대한 정부 검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ICO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 및 관리가 시작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모든 위험과 책임은 가상화폐 거래자가 부담하는 것이므로 자제하여야 한다.
 
# 투자할 것인가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희소성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모든 가상화폐가 희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정부가 인정하지 않은 사설 거래소에 거액의 자금을 맡겨 놓고 자금이 자유롭게 인출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투자 차익을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매매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이다. 
 
단순히 주식투자와 비교해도 시간적으로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는 평일 6시간 30분만 거래하는 주식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또 1일 가격제한 폭이 없는 가상화폐는 주식거래에 비하여 몇 배나 더 위험하다. 

필자는 가상화폐를 거래하기 전에 먼저 소액으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여 훈련해 볼 것을 권한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도 주식이나 펀드 투자 금액의 극히 일부 정도만 가상화폐를 매수해 보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현명한 투자 자세라고 생각한다.
 
# 사용할 것인가
 
필자는 가상화폐는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사용의 수단이라고 본다. 지난 2월 13일 노원구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지역화폐를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자원봉사나 기부 활동을 통해 가상화폐를 적립하고 이를 지역 내 상권에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물론 정부나 지차체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가상화폐를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규제 때문에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많이 뒤처졌지만 우리도 실생활에서 가상화폐를 적극 사용하면 가상화폐 선진국이 되는 것이 꿈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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