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창간2주년특별기획 좋은기업

④기업은행, 기술금융 문화 'Up' 주도

  • 2015.05.26(화) 14:02

비즈니스워치 창간 2주년 특별기획
<좋은기업>[달라지자!]금융의 변신은 무죄④
"기술금융 선도…대출에서 투자로 확대"

금속표면처리 전문 중소기업인 삼원알텍은 지난 2013년 초 공장 화재로 15억 원가량의 손실을 봤다. 곧이어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차입금이 늘어나는 등 경영이 어려워졌다. 지난 1992년 설립해 탄탄하게 꾸려온 회사가 순식간에 무너질 판이었는데 손 쓸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삼원알텍이 벼랑 끝에 몰려 있을 때 기업은행이 손을 뻗었다. 기업은행은 삼원알텍의 기술력이 탄탄하다고 판단, 기술금융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삼원알텍은 국내와 해외에 모두 2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삼원알텍의 사례처럼 일시적으로 신용도와 담보력이 떨어진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기술력을 담보로 인정해주는 '기술금융'을 통하면 가능해진다.

 

 

기술금융은 담보대출 등 안정적인 방식의 영업만을 추구해왔던 은행권의 '보신주의' 타파를 위해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정책이다. 여기에 은행들 역시 저금리 시대 영업 악화의 타개책으로 기술금융 실적을 늘리고 있다.

◇ 기술금융 실적, 타 은행 압도…질적 개선 앞장서

기업은행은 은행 중에서도 압도적인 기술금융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기술금융 대출 건수와 금액은 각각 1만 502건, 6조 3208억 원으로 전체 은행의 4분의 1에 달하는 실적을 냈다.

일부에선 은행들의 기술금융 실적 확대가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실적을 늘리기 위해 기존 대출을 기술금융으로 이름만 바꿔 다는 '무늬만 기술금융'이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곤 한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삼원알텍의 사례처럼 제대로 된 기술금융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술금융 지원 우수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전파하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꾀하기 위해 올해 기술금융 브랜드인 T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술 보유 기업의 기술 수준과 성장단계에 따라 대출, 투자, 컨설팅을 통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해 12월 기술력 우수기업 나우를 방문해 장비기술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제공)



◇ 기술금융, '대출'에서 '투자'로 진화

 

기업은행이 기술금융의 선두 주자로 올라서는 데에는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역할이 컸다. 권 행장은 2013년 말에 취임한 직후부터 꾸준히 기술금융 활성화에 앞장서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권 행장을 두고 "이 여성 은행장을 좀 본받으라"고 공개 칭찬했던 것도 이 같은 행보 덕택이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문 은행답게 이미 2013년 7월 기술금융 전담 조직인 '기술평가팀'을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기술금융팀을 기술사업팀과 기술평가팀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기술사업팀은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벤처기업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금융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기술평가팀은 기술기업에 대한 대출 및 투자심사시 기술력을 평가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기업은행은 대출 실적에 머물지 않고 기술금융을 '투자'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벤처금융팀을 신설했다. 창업초기 스타트업 기업 투자 등 향후 3년간 기술우수 기업에 35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 금융권 화두 '핀테크' 분야서도 기업 지원

 

기업은행은 기술금융 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핀테크 분야에서도 기업들을 지원하는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2월 '핀테크사업팀'을 신설해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협력 업무와 핀테크 기업 지원, 멘토링 서비스, 핀테크 사업 모색 등 관련 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또 본점 내에 '핀테크 지원센터'를 마련해 핀테크 기업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

3월에는 '핀테크 관련 여신지원 강화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핀테크 관련 기업에 대한 설비투자 자금을 지원하고 필요한 경우 지분투자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