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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주력했지만"…롯데하이마트, '밸류업' 가능할까

  • 2025.02.06(목) 17:02

작년 영업익 역성장…좁아진 입지
소비력 둔화…업황 회복 기대감↓
고객 경험 집중…특화 매장 늘려

/그래픽=비즈워치

롯데하이마트의 경영 상황이 연일 빨간불이다. 내외부에서 불거진 악재 탓에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면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구현해낼 수 있는 차별성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점포도 경쟁력도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9.1%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7% 감소한 2조35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만에 역성장했고 매출은 2020년 이후 4년째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당기순손실의 경우 354억원에서 3075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하이마트는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점차 실적이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매출은 3.8% 감소하는 것에 그친 반면 100억원이던 영업손실은 163억원으로 1년 새 적자 폭이 커졌다.

통상임금 기준 변경에 따라 발생한 102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대법원은 조건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의 산정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직원 퇴직금 등으로 쌓아야 할 충당부채가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롯데하이마트 하이메이드 김치냉장고./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다만 이 같은 요인을 제외해도 롯데하이마트가 4분기에 영업적자를 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업계에선 롯데하이마트의 점포 효율화 작업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수년간 이익이 나지 않는 매장의 문을 닫았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폐점을 단행한 매장 수만 총 123개다. 외형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동안 롯데하이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가전 판매 업체들이 지속된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결합, 수요 잡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월 일정 구독료를 내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락인' 효과를 꾀했고, 백화점은 예물·예복 등 혼수에 가전을 연계한 판매 전략을 펼쳤다.달라야 산다

가전 시장의 업황 회복만을 기다리기도 어렵다. 경기 침체에 따라 부동산 시장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소비 심리까지 둔화됐다. 팬데믹 기간에 가전 판매가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이 아직 제품 교체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롯데하이마트는 고객을 매장으로 유입시키는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점포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체 카테고리를 모두 아울렀던 기존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보다는 상대적으로 교체 주기가 짧은 모바일, 취미 가전에 특화된 전문 매장이 될 전망이다.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롯데하이마트 한샘광교점./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가전의 구매 연계성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백화점이 혼수와 연계한다면 롯데하이마트는 가구·인테리어 업계와 손을 잡는다.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가 비슷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해 오픈한 한샘광교점과 같이 인테리어 상담부터 가전·가구 판매까지 하나의 매장에서 진행할 수 있는 점포를 확대하겠다는 게 롯데하이마트의 생각이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롯데하이마트의 밸류업에 청신호를 켤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2029년까지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올해부터 4년간 영업이익을 약 197억원씩 거둬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제품이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지 직접 매장에 방문해 체험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체험 여부에 따라 느끼는 제품 만족도도 확연히 다르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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