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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파격' 희망퇴직안이 매각 물꼬 틀까

  • 2021.09.28(화) 14:18

최대 7억 등 정년까지 연봉 보상 제안
타국가 대비 출구전략 '지지부진' 고육책

한국씨티은행이 최대 7억원 규모의 파격적인 희망퇴직안을 제시하면서 그간 지지부진했던 매각 작업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경영진은 전날(27일) 노동조합에 전례 없는 수준이 희망퇴직안을 제시했다. 

씨티은행은 근속기간 만 3년 이상 정규직원과 무기 전담 직원에 대해 정년까지 남은 기간 5년을 기준으로 5년 이하인 경우 잔여개월 수만큼의 월급을 보장하고, 5년 이상일 경우 90%까지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퇴직금 지급액은 기준 연봉 7배를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 7억원까지 제공한다. 

여기에 대학생 이하 자녀에 대해 최대 2명까지 10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하고 배우자를 포함해 3년간 종합건강검진 기회도 주기로 했다.

씨티은행의 희망퇴직안은 은행권 전반은 물론 과거 씨티은행이 실시했던 희망퇴직 조건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4년 영업점 통폐합 당시에도 씨티은행은 통상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크게 웃도는 최대 60개월치 급여를 제공한 바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오는 29~30일 희망퇴직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으로 희망퇴직안을 수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씨티은행이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음에도 파격조건을 내건 데는 그만큼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데 따른 고육책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씨티그룹이 한국 등 13개국에서 소매금융 철수 전략을 발표한 후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다른 국가들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최근 호주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은 호주의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인도 역시 최근 소매금융 인수를 희망하는 은행이 3곳으로 압축해 공개한 상태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지난 6월 소매금융 부문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고 본래 7월 말까지 매각 방안 윤곽을 잡겠다고 밝혔지만 다시 8월 말로 시기를 늦춘 후 최근까지 매각 작업이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씨티은행에 대한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4곳 정도로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을 통째로 인수하는 것을 희망하거나 자산관리(WM)나 신용카드 부문의 인수를 원하는 업체가 나눠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수 시 현 수준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해왔고 결국 매각작업을 본격화하려면 희망퇴직이 불가피해 보다 순조로운 추진을 위해 파격적인 희망퇴직안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희망퇴직안이 수용될 경우 사실상 매각 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이사회를 오는 10월로 연기한 상태다.

다만 희망퇴직이 진행될 경우 단기간 내 퇴직금 관련 비용이 상당부분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씨티은행의 상반기 기준 정규직원은 3287명으로 최대 7억원을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2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씨티은행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은 만 46.5세로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으로 최대 7억원을 제공해야 하는 직원수도 그만큼 많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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