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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좋은 보험 비교서비스'…업계도 소비자도 미적지근

  • 2024.06.20(목) 08:20

펫보험 비교서비스 2분기 중 출시 요원
여행자보험도 성수기 지나야 가능할 듯

플랫폼 기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늦어지면서 본 취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 간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데다 수수료 등의 문제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미적지근하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이달 중 출시가 요원하다. 금융당국은 애초 2분기 중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서비스 신청서를 접수한 곳이 없다.

사진=금융위원회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작년 금융당국이 지정한 혁신금융서비스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플랫폼이 각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일일이 찾아보는 불편함 없이 손쉽게 보험상품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애초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시작된 자동차보험을 필두로 펫보험, 여행자보험, 저축보험 등 서비스 분야를 차례대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먼저 카카오페이의 펫보험 비교서비스가 2분기 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업계 내 이견이 분분해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은 기존 주력 상품인 장기보험을 탑재하길 원하지만, 삼성화재는 일반보험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보험은 보장 기간이 통상 3년 이상으로 길다. 일반보험은 보험료가 비교적 저렴한 대신 보장 기간이 짧다. 소비자로선 보장 기간 만료 후 재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보험 형태가 다르면 직접 비교가 어려워 비교서비스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비스 출시가 미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의 성격이 다른데 보험료 등의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며 "상이한 상품이 비교서비스에 올라가는 것도 이상하고, 배제하기는 어렵다 보니 답보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계획된 펫보험 비교서비스가 지연되면서 여행자보험과 저축보험 비교서비스 역시 출시 시점을 확정하지 못했다. 통상 7~8월 여름 휴가철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보험의 경우 이미 출시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새로운 여행자보험 상품을 내놓은 상태고, 휴가 계획을 세운 고객들의 문의도 많다"며 "올해 안에 비교서비스가 나온다고 해도 여름 성수기는 이미 지난 뒤일 텐데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보험업계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들을 이끌 유인이 적다. 비교서비스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 효과가 미미한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앞서 출시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플랫폼 경유 시 추가 수수료가 부과돼 소비자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19일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 개시 후 서비스를 통한 가입 건수는 6100건이었다.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12만 명이었지만 이 중 5% 만이 실제 가입까지 이어진 것이다. 설계사 등 대면(44.5%)이나 온라인(CM·38.2%)의 파이를 가져오긴 역부족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주기 위해 비교서비스에 협조할 뿐 업체에 이익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며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서비스 확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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