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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환율협상 합의 속 '불안한 수출지표'

  • 2025.10.05(일) 11:00

[경제 레이더]
환율조작국 지정 해소…수출 차원 환율정책 불가
9월 수출, 3년 7개월만 최대…"기저효과 반영시 불안"

한국과 미국 재무당국이 환율정책 합의문을 도출했다. 협상 개시 5개월 만이다.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을 재확인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보 공유도 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2+2(재무·통상 수장) 통상협의'의 후속조치로, 당시 미국 요청에 따라 관세 협상과 별도로 환율이 협상 의제에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대미무역 흑자국인 한국이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낮춰 수출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미국측 의구심을 해소하는 게 관건이었다.

이로써 정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를 덜게 됐다고 평가했는데 시장은 수출 업황 지표가 악화할 조짐이 보이기도 해 이번 합의 이후의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수출 위한 환율 정책 안돼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합의문에는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환율 정책은 불가하다는 문장들이 다수 담겼다. 

"거시건전성이나 자본이동 관련 조치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국민연금 등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위험 조정이나 투자 다변화 목적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의 변동성이나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고려돼야 한다"는 등의 내용들이 명시됐다.

아울러 "한미 재무당국이 외환시장 상황 및 안정을 모니터링한다"는 문장도 반영됐다. 정부는 이를 두고 환율조작국 지정 리스크를 낮췄다고 풀이했다.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되면 대미 투자 제한, 정부 조달 입찰 등에 있어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된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줄였다는 건 긍정적이나, 현재 수출 분위기를 보면 마냥 우호적인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표면적 수치상 현재 수출 호황처럼 보이지만 주요 지표들이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다.

수출 불안한데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 달러다. 2022년 3월 이후 사상 최대치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고, 미국을 제외한 주요 8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다만 이는 기저효과를 간과한 수치라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9월에 추석 연휴가 있었던 탓에 올해 9월보다 통관일수가 4일이나 적었다. 일평균 수출액으로 보면 올해 9월은 27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9월 29억3000만 달러보다 6.1% 적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기저효과나 일평균 수치에 대한 언급이 없고 역대 순위를 강조하며 양호한 수출 경기를 강조하지만 오히려 지금 수출 흐름에 대한 불안감이 읽힌다"면서 "향후 수출 경기에 대한 우려는 한국은행 기업경기조사에서도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앞서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서 10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8.5로 8월에 비해 3.3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자금사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채산성 BSI도 각각 2포인트, 4포인트 떨어졌다. 

현재 수출 지표는 오는 10일 발표될 한국은행 '9월말 외환보유액'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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