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은 임상 진입 전, 인체 내에서 나타날 효능과 독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씨앤에스알(C&SR)의 인간화 마우스 플랫폼은 비임상과 임상 사이의 좁히기 힘든 간극을 줄이는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최미영 씨앤에스알 대표는 비즈워치와 인터뷰에서 자사의 '인간화 마우스(Humanized Mouse)' 기술이 지닌 가치를 이같이 강조했다.
2022년 설립된 씨앤에스알은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정밀 평가를 위해 사람과 유사한 면역 환경을 가진 실험용 쥐(마우스)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최 대표는 현재 인간 면역계를 기반으로 한 사전 검증 플랫폼 고도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사이의 거대한 장벽
신약 개발 과정에서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동물실험에서는 효과가 좋았는데, 실제 사람에게 투여하니 결과가 다른 현상'이다. 일반 실험동물이 인간과 체구나 장기 구조가 비슷하더라도, 인간 특유의 면역반응이나 복잡한 질병 메커니즘까지 똑같이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을 무사히 통과한 후보물질이 실제 임상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독성을 보이거나 무용지물이 되는 사례가 빈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주목받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나 면역항암제 같은 차세대 치료제들은 이 장벽이 더 높다. 이 약물들은 오직 '인간의 면역세포나 수용체'만을 정밀 타격하도록 설계돼, 일반 마우스에게 투여하면 약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최 대표는 “기존 실험동물은 인간의 질병 상태를 온전히 대변하는 데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며 “반면 인간화 마우스는 면역을 없앤 쥐에게 인간의 세포나 조직, 유전자를 이식해 사람의 생물학적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도록 만든 맞춤형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화 마우스를 활용하면 임상시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동물실험 단계에서 미리 걸러낼 수 있어, 사람의 면역 체계와 직접 반응하는 차세대 신약 평가에서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핵심 경쟁력 '면역계 인간화 모델'
씨앤에스알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마우스 체내에 인간의 면역 시스템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하는 '면역시스템의 인간화' 기술이다.
회사의 차별점은 세 가지 기술(골수 생성 제어, 줄기세포 이식, 면역 활성화)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데 있다. 쥐의 몸에 이식된 인간 세포가 거부반응 없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쥐 본래의 골수 기능을 조절하고, 이식 후에는 인간 면역세포들이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도록 돕는 방식이다.
실제 회사 데이터에 따르면, 씨앤에스알의 인간화 마우스는 인간 백혈구를 구별하는 핵심 지표(hCD45)의 발현율이 최소 75%에서 최대 99%에 달한다.
이는 인간 면역세포가 쥐의 몸에 무늬만 있는 수준이 아니라, 신약 반응을 이끄는 핵심 세포(T세포, B세포 등)들이 실제로 성장하고 기능한다는 뜻이다.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정밀한 효능 및 독성 평가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부작용 미리 잡아낸다
씨앤에스알은 자사 플랫폼이 인간 면역세포와 직접 반응하는 첨단 치료제 분야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의 면역세포를 강화해 암을 공격하는 CAR-T(카티) 치료제 등은 몸속에 들어간 뒤 세포가 잘 증식하는지, 암세포만 정확히 공격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온몸에 염증이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과잉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임상 전에 반드시 걸러내야 하는데, 씨앤에스알의 인간화 마우스가 이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최 대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첨단 바이오의약품은 단 한 번의 임상 실패로도 회사가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사람과 흡사한 면역 환경에서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야말로 실패로 인한 매몰 비용을 막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력은 이미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약품 개발기업 '아피메즈'와의 협업이다. 씨앤에스알은 천연 벌침 액을 기반으로 만든 골관절염 치료제 ‘아피톡신’의 치료 범위를 다발성경화증(신경 면역계 질환)까지 넓히기 위해 인간화 마우스를 활용한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면역세포들의 활성화 변화를 명확하게 증명해 냈다.
최 대표는 “이 평가 결과는 아피메즈가 준비 중인 미국 임상 3상시험의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데이터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사람의 임상 환경을 예측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씨앤에스알은 이 외에도 다수의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사들과 위탁시험 계약을 맺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단순 시험 대행을 넘어 ‘임상 대리 모델’로
씨앤에스알의 현재 주된 수익 모델은 인간화 마우스를 제작하고, 이를 활용해 신약의 효능을 대신 평가해 주는 '연구수탁(CRO)' 서비스다. 지금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집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질병별 맞춤형 모델 공급과 공동 연구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다.
올해는 신약이 몸 안에서 어떻게 흡수되고 배출되는지(약동학 데이터)를 확인해, 초기 임상시험(임상 1상)의 성공 확률을 극대화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미 확보된 시험 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특허 확보와 연구 인프라 확장을 위해 초기(Pre-A) 투자 유치도 올해 중반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씨앤에스알은 단순한 인간화 마우스 모델 공급업체가 아니라, 동물과 인간의 장벽을 허물어 임상 결과를 예측하는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며 “궁극적으로 ‘Human-in-mouse(마우스 내 인간 시스템)’를 완성해 신약 개발 생태계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정밀의료 구현을 이끄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