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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실' 백신 가격 또 오른다…국산 개발 언제쯤

  • 2022.06.14(화) 07:00

HPV 백신 접종에 70만원 수준…소비자 부담 증가
SK바사·종근당·유바이오 등 개발 잠정 중단 및 포기
업계 "임상2상 비용 부담 크고 유효성 입증 어려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을 잡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 가다실이 내달 가격 인상에 나선다. 지난해 4월 한 차례 인상한 지 1년 2개월 만에 또 다시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늘게 됐다. 이에 국산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MSD가 내달부터 가다실9의 국내 공급가격을 기존 13만4470원에서 8.5% 인상한 14만59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4월 해당 백신의 공급 가격을 15% 올린 지 약 1년 만이다.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가다실 외에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개발한 '서바릭스'가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 비중 대부분을 가다실이 차지하고 있다. 가다실4가의 지난 2020년 수입액 규모는 1200만 달러, 가다실9은 6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가다실의 경쟁 제품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서바릭스'는 1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의료정보 통합 서비스 플랫폼 '모두닥'이 지난해 4월 가다실의 가격 인상 전 대한민국 산부인과 314곳을 조사한 결과 가다실9가, 가다실4가, 서바릭스의 1회 접종 표준가격은 각각 24만원, 18만원, 15만원이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3회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40만~70만원 대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컸다. 

서바릭스가 가다실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는 예방효과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서바릭스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의 16‧18형 등 2개 혈청형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는 2가 백신이다. 가다실4는 서바릭스 혈청형 2개에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하는 6‧11형까지 예방할 수 있다. 가다실9는 가다실4에 자궁경부암 유발 유전 혈청형인 31‧33‧45‧52‧58형 5가지를 추가로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예방효과 범위가 더 넓어 접종 선호도가 가장 높은 가다실9에 대한 가격 인상 소식에 의료계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시장 독과점 지위를 악용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내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에서 가다실9의 시장 점유율은 약 76%에 달한다. 이에 한국MSD는 "세계적인 HPV 백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근 10억 달러의 생산시설에 투자를 진행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가다실9의 가격을 재차 인상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가다실9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국산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제넥신, 종근당 등 다수 기업들이 자궁경부암 국산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종근당은 임상2상 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0년 해외에서 임상1/2상(1상과 2상 동시 진행)을 완료한 이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자궁경부암 백신 후보물질의 비임상 연구단계에 있던 유바이오로직스도 코로나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그나마 제넥신이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넥신은 지난 2018년부터 자궁경부암 치료제 후보물질 'GX-188E'의 국내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GX-188E'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다수 기업들이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을 중단하는 이유는 백신 개발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우선 개발이 필요했던 코로나 백신 등에 비해 중요도 등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백신 개발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백신 개발에 집중하면서 HPV 백신 개발은 잠정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은 일반 의약품보다 특히 유효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임상 2상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개발 필요성이 더 시급하거나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은 백신에 집중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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