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평균적으로 크게 오른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정책적인 효과까지 더해질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가의 관심도 부쩍 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액면분할 관련주에 대한 투자법이 하나둘씩 소개되고 있다.
◇ 액분 공시 후 상승
이론적으로 액면분할이 기업의 펀더멘털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은 시장에서도 어느정도 인지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액면분할을 결정한 기업들의 주가는 대개 상승세를 보여왔다. 액면분할이 장기적으로 유동성 개선 효과를 이끌면서 주가도 자연스럽게 오른 것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액면분할을 실시한 108개 종목들의 주가 수익률과 유동성을 분석한 결과 유동성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 액면분할을 발표한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주가가 20% 가까이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상승률도 10%선을 넘나든다. 이를 감안한다면 액면분할이 가능한 기업들을 미리 점찍거나 액면분할을 결정한 기업들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액면분할 공시와 실제 분할을 전후로 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에서도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들은 공시 후 주가가 상승하고 분할 후에는 소폭 하락하는 패턴을 보인데 주목했다.
이 패턴을 활용할 경우 단기적으로 액면분할 공시 후 매수에 나서고 액면분할 거래 정지 전에 매도하며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기대수익률도 20%선으로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공시 이후 거래 정지 전까지 주가 상승률이 높을수록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시 후 상승률이 높은 종목을 매도하고, 상승률이 낮은 종목을 매수하는 롱숏 전략도 제안됐다.
◇ 중소형주 vs 대형주
다만 주식의 크기별로 효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중소형주는 액면분할에 따른 주가 상승효과가 컸지만 거래대금 규모가 큰 대형주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차이가 크지 않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비교해도 코스닥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우월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액면분할 공시 이후 단기 수익을 노린 적극적인 매수는 위험이 따른다"고 조언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투자했을 경우에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수익률이 좋았다. 현대증권은 액면분할로 인한 모멘텀 효과에 대해 투자자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유동성 부족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세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들보다 장기적으로 탁월한 수익률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 이익 동반땐 '금상첨화'
이를 감안하면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는 초고가주가 관심권에 들만하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고가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꾸준히 개선되는 고가주에 우선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액면분할 이슈는 없지만 향후 액면분할 공시에 나설 경우 상승여력이 높은 종목으로 미원상사와 에이스침대 등 21개사를 제시했다. 이들은 시가총액이 1000억~3000억원 사이가 대부분으로 종가가 3만원 이상이고 거래대금 회전율이 200% 이하인 종목으로 선정됐다.
현대증권은 유동성이 낮고 거래량이 적으면서 70만원 이상인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태광산업과 롯데제과, 영풍, 삼성전자, 롯데칠성, 남양유업, 오리온 등을 제시했다.
대우증권 역시 유가증권 시장에서 최근 1개월 일평균 주가 50만원 이상의 초고가 기업 14곳 가운데 지난 5년간 순이익 변동성이 30% 미만이고 올해 당기순이익이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아모레G, 오리온, 오뚜기 등을 추렸다.
▲ 유가증권 시장 고가주(출처:대우증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