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어엿한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잡으면서 연간 조(兆)원 단위의 매출을 앞두고 있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강자' 넷마블게임즈가 상반기 5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둬들이면서 올해 1조원의 연매출을 달성할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해는 아니어도 수년 내에 '1조원 클럽'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에 이미 1조원 매출을 돌파한 글로벌 게임사 넥슨은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어느덧 2조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모바일 강자' 넷마블게임즈, 연매출 1조 유력
1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는 올 2분기 연결 매출이 전년동기(1206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2439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2034억원의 매출보다 400억원 늘어난 수치이자 기존 최대치(올 1분기)를 경신한 수치이기도 하다. 이로써 넷마블게임즈는 올 상반기 누적으로 447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2497억원)보다 약 두배 가량 성장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초 네이버와 함께 선보인 '레이븐'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다 '마블 퓨처파이트' 등 글로벌 출시작들이 힘을 내면서 매분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하반기에는 지난 7월에 인수한 미국 캐주얼게임 개발사 SGN의 실적이 연결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져 1조원 매출이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에 설립된 SGN은 최근 2년간 매출 성장세가 연간 평균 30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크리스 디울프 SGN 공동 설립자는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올해 2억8000만달러(한화 3311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다 하반기에 기대작 모바일 총싸움게임 '전민돌격'과 역할수행게임(RPG) '이데아'를 비롯해 디즈니의 캐릭터를 활용한 '모두의 마블 디즈니'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1조원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 3분기와 4분기 매출 추정치를 각각 2754억원, 3024억원으로 잡아놓고 있다. 연간 단위로 집계하면 1조250억원으로 1조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글로벌 게임사 넥슨, 어느덧 2조원 바라봐
글로벌 게임사 넥슨은 1조원을 넘어 2조원의 매출 고지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이미 지난 2011년에 876억엔의 연매출을 달성했다. 당시 회사 기준 환율인 100엔당 1383원으로 환산할 때 한화로 약 1조21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넥슨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돌파한 곳으로 기록되고 있다.
중국과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넥슨은 이르면 올해 2조원 매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넥슨은 올 2분기 연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427억엔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947억엔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1729억엔)의 절반 이상을 해치웠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넥슨은 올 3분기 예상 매출 가이던스를 463억~497억엔으로 잡아놓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한 수치다.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메이플스토리2'(올 7월 출시)의 매출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주력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3'의 대대적인 개편 및 모바일 신작을 쏟아낼 계획이라 지난해 1729억엔(한화 1조6442억원)의 연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 '1조원 연매출' 후보로 떠오르는 것이 대표 온라인 게임사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올 2분기 연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74% 늘어난 2175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4056억원으로 집계된다.
엔씨소프트는 간판게임 '리니지1'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하반기 '길드워2' 확장팩 및 모바일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연간 단위로 봤을 때 지난해 매출(8387억원)을 웃돌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 연간 매출은 1조원을 밑도는 8920억원(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 집계)이라 당장 1조원 고지를 밟지는 못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추정한 연간 매출 전망치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8578억원)보다 내년(9582억원)에 1조원에 근접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싸움게임 '크로스파이어' 하나로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스마일게이트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319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3763억원)에서 41%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조만간 1조원 매출 달성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