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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내부 문건 공개 '증선위 압박'

  • 2018.11.08(목) 15:37

삼바 분식회계 고의성 밝혀져
물산-모직 합병 이슈와도 연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융감독원 재감리 안건을 논의 중인 가운데 분식회계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증선위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증선위가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4일 재논의하기로 하면서 '삼성 봐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결정적 증거가 나오면서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 내부문건 결정적 증거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6월부터 11월에 걸쳐 작성한 '바이오 사업 추진현황', '재경팀 주간 업무 현황 자료' 등의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고의로 종속 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 회사로 변경해 가치를 부풀렸다는 분식 회계 의혹에 대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슈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합병비율의 적정성 평가와 주가 하락 예방을 위한 안진 회계법인과의 인터뷰 진행' 계획이 담겼다. 또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연기해 물산이 평가한 1조8000억원을 부채로 반영하면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본잠식이 예상돼 기존 차입금 상환과 신규차입이 불가하다'고 써 있었다.

결국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자사 기업 가치를 6조9000억원으로 평가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연기될 것을 알면서도 가능성을 내세워 회계 기준 변경을 감행한 것이다.

문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 잠식 시 주주사인 삼성물산도 연결 부채가 1조8000억원 증가하고 삼성전자는 3000억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 회사로 변경 시 삼성바이오로직스 2조6000억원과 삼성전자 1조2000억원 대규모 평가 이익이 발생한다는 검토 결과도 담겨 고의성을 입증했다.

◇ 금융위 결정 늦추기 어려워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자본 잠식을 은폐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모의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그동안 주장과 배치된다.

이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논의에 대해 빠른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뿐 아니라 삼성물산의 회계처리도 감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결정적 증거가 나온 이상 증선위는 판단을 지체하면 안 되고 국회 역시 관련한 모든 자료를 즉각 확보해 공개해야 한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해 불공정하게 진행된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불·편법 행위에 대해 금감원과 검찰은 신속하고 적극적인 감리 및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국회 예결위에서 "증선위가 어떤 외부 영향이나 압력 없이 독자적으로 공정하게 판단하고 있고,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하게 객관적인 결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삼성물산 감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리가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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