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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상장하자마자 스톡옵션 행사한 임원들(feat. 브이씨)

  • 2022.03.18(금) 08:00

브이씨 임직원 1주당 500원에 스톡옵션 행사
24일, 전문투자자 보유물량 15%도 풀릴 예정

오늘 공시줍줍은 지난달 24일 코스닥시장에 갓 상장한 '브이씨'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상장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기업인데요. 

브이씨는 골프용 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VC)'라는 IT기기를 만드는 곳. 거리측정기는 골퍼들에게 홀과 코스에 대한 거리정보 등을 알려주는 기기인데요. 브이씨의 보이스캐디는 2021년 6월 LPGA 공식 거리측정기로 선정되기도 했죠. 매출액도 2019년 339억원에서 2021년 3분기 405억원으로 늘었어요. 

브이씨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모주에 투자한 분들도 상당수인데요.

하지만 상장 이후 브이씨의 주가성적은 영 부진한 상황. 17일 기준 주가는 공모가 1만5000원보다 낮은 1만1250원(종가 기준). 공모주를 산 투자자는 원금 손실을 보고 있어요.

그런데 브이씨 임원들은 떨어지는 주가와는 정 반대의 분위기인데요. 최근 브이씨 임원들이 1만원 대에 거래되는 브이씨 주식을 1주당 단돈 500원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행사했기 때문.  

▷관련공시: 브이씨 3월 11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1주당 500원에 스톡옵션 행사

스톡옵션은 다른 말로 주식매수선택권이라고 해요. 회사가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정해진 가격으로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일종의 임직원 복지혜택이에요.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방식은 ①신주발행 ②자기주식 교환 ③차액보상 3가지가 있어요. 신주발행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정해진 가격에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서 지급하는 방식. 자기주식 교환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넘겨주는 방식. 마지막으로 차액보상은 스톡옵션 행사 당시의 주가(시세)와 행사가격과의 차액을 회사가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식이에요. 

브이씨는 비상장사 시절이던 2018년 4월 이호형 부사장, 이학용 상무이사, 박기출 부사장 등 임원(미등기 포함) 5명과 직원 4명 총 9명에게 스톡옵션 33만주를 부여했어요. 당시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7500원이었는데요. 

2020년 12월 1:1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지난해 5월 액면분할(액면가 5000원500원)을 하면서 스톡옵션 행사가격도 500원으로 줄었어요. 1주를 가지고 있으면 1주를 더 주는 무상증자를 실시해 주식 수는 2배로 늘었고 그만큼 1주의 가격은 기존 가격에서 50% 낮아지죠. 또 10:1의 액면분할을 하면 1주가 10주로 쪼개지는 대신 주가도 쪼개진 비율만큼 낮춰요. 이 때문에 스톡옵션 행사가격도 조정한 것이죠.

=그래픽/유상연 기자

덕분에 브이씨 임직원들은 지난 10일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단돈 500원에 공모가 1만5000원이었던 브이씨 주식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요.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다소 하락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스톡옵션 행사가격, 즉 임직원들의 매입가격보다는 상당히 높아요.

임직원 9명의 스톡옵션 행사로 브이씨는 신주 27만5000주를 발행할 예정이고, 9명의 임직원 계좌로 주식이 들어가는 시점은 오는 28일(스톡옵션 신주상장 예정일)인데요.

따라서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직원들은 아직 시세차익을 거두지 못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브이씨 주가가 현재 수준(17일 종가기준 1만1250원)을 유지한다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들이 스톡옵션으로 확보한 주식을 시세차익을 위해 단기간내 매도한다면,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거나 상장 이후 브이씨 주식을 산 주주들이 고스란히 물량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데요.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 재현될까 

최근 주식시장 상장 후 임원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이후 시세차익을 거둬들여 먹튀논란을 일으켰던 곳, 바로 카카오페이죠.  

지난해 11월 류영준 대표를 포함 총 8명의 임원이 비상장사 시절 받은 스톡옵션 159만8405주 중 44만993주를 행사한 이후 매도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었어요. 스톡옵션 행사가격 5000원(카카오페이 액면가)으로 카카오페이 주식을 확보해 20만원 대에 팔았기 때문. 

회사의 성장을 책임져야할 임원들이 시세차익을 위해 상장 직후 주식을 팔았고, 이로 인한 부담을 개미주주들이 떠안게 된 것이죠. ☞관련기사 [공시줍줍]스톡옵션 '충격' 카카오페이, 내달엔 기관 물량도 대기 

브이씨는 어떻게 될까요. 브이씨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1만5000원) 밑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 상장 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회사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주주나 상장 후 들어온 주주들의 원성이 높은 데요.

이런 상황에서 1주당 500원에 회사 주식을 손에 쥔 임원들이 오는 28일 스톡옵션 신주상장일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죠. 만약 이들이 시세차익을 위해 단기에 주식을 매도한다면, 상장이후 부진한 주가흐름에 더욱 불을 지피는 꼴이 될 수도 있겠죠.   

이호형 부사장은 스톡옵션으로 신주 3만7500주를 확보했고, 이학용 상무이사는 2만2500주, 박기출 부사장은 6만7500주를 각각 받았어요. 만약 1만원 이상 가격으로 브이씨 주식을 매도한다면 개인당 최소 2억원에서 최대 7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브이씨 임직원들이 상장 전 받은 스톡옵션은 총 33만주이고 이중 27만5000주를 이번에 행사한 것인데요. 스톡옵션 부여를 취소한 물량 7500주를 제외하고 7만5000주가 미행사수량으로 남아있어요. 따라서 향후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추가 부담도 있을 수 있어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특히 스톡옵션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한 가지 더 큰 산이 남아있다는 점. 바로 비상장사 시절 브이씨에 투자한 투자전문회사들의 보유 물량도 풀린다는 사실인데요. 

상장 후 1개월이 지나는 오는 24일 브이씨에 투자했던 벤처금융사 및 중소기업은행, 산은캐피탈 등 전문투자자의 보유물량도 대거 풀려요. 이들이 보유한 브이씨 주식물량은 104만5550주. 총 발행주식수의 15%에 달해요. 따라서 시세차익을 위한 매도가능 물량도 주의해야 한다는 점.   

추가 포인트 

그동안 최대주주나 임원 등 특수관계인이 상장 전에 행사한 스톡옵션 물량은 상장 후 6개월 의무보유 대상이지만, 상장 후 행사한 물량은 의무보유 대상이 아니었어요. 이 때문에 카카오페이 먹튀논란이 일어난 것이죠. 

카카오페이가 워낙 문제가 되다보니,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상장 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받은 주식에 대해서도 의무보유대상으로 적용(상장 후 6개월 간 매도금지)하는 개선안을 내놨어요. 

해당 개선안은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도의 법률 개정 없이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승인을 통해 즉시 시행가능한데요. 금융위와 거래소는 18일부터 개선안을 시행할 예정이에요. 적용대상은 18일부터 상장예비신청을 한 기업부터. 따라서 이미 상장한 브이씨는 개선안을 적용받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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