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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 전쟁]①'TDF ETF' 출격...삼성·키움·한화 맞붙는다

  • 2022.06.29(수) 13:46

30일 3개 운용사 TDF ETF 10종 동시 출격
보수는 한화가 저렴...키움, TDF 모델 활용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앞두고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된 TDF가 선보인다. 시장에 그때그때 대응할 수 없는 기존 상품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자산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세 곳이다. 이들은 총 10종의 TDF ETF를 동시 상장한 뒤 순자산 1위 자리를 두고 맞붙는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TDF 한계를 보완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DF ETF 10종이 30일 코스피 시장에 동시 상장한다. 삼성운용은 KODEX TDF액티브2030, 2040, 2050 등 3종, 키움운용은 히어로즈 TDF액티브2030, 2040, 2050 등 3종, 한화운용은 ARIRANG TDF액티브2030, 2040, 2050, 2060 등 4종을 출시한다. 

TDF ETF는 말 그대로 ETF의 옷차림을 한 TDF다. TDF란 투자자가 설정한 목표 시점(빈티지)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펀드다. 생애주기를 고려해 사회초년생일 땐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두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키운다.

TDF는 내달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조원대에 불과하던 TDF 순자산 규모는 작년말 1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최근 하락장세가 장기화되면서 이달 들어 9조원대로 내려왔다.

그렇다면 TDF ETF와 기존 TDF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직접 주식, 채권 등을 담고 있는 TDF와 달리, ETF 상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운용보수가 더 저렴하다. 또한 환금성이 더 뛰어나다. 기존 상품은 환매 후 계좌에 현금이 들어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ETF는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차별화 포인트는 자산구성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이다. TDF의 경우 비중상위 자산만 노출하지만 TDF ETF는 최근 투자 종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화, 보수 가장 저렴...키움, 기존 TDF 모델 적용

운용 3사는 공통적으로 빈티지 2030, 2040, 2050 상품을 내놓는다. 이중 한화운용이 유일하게 빈티지 2060을 출시했다. 김성훈 한화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사회초년생이 미리 은퇴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또 빈티지가 많이 남아있을수록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DF 운용의 핵심인 글라이드패스도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라이드패스는 가입 시점부터 은퇴 시점까지 자산 투자 비중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키움운용은 기존 TDF 상품에 쓰이던 글라이드패스 모델을 적용한다. 반면, 한화운용은 모닝스타와, 삼성운용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각각 손을 잡고 공동개발한 글라이드패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은행 키움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 ETF마케팅팀장은 "기존에 TDF에서 쓰던 글라이드패스 모델을 가지고 와 유사하게 운용할 예정"이라며 "독자 개발한 모델이기 때문에 운용보수 100%가 키움으로 들어온다"고 전했다. 

3사가 똑같이 갖고 있는 빈티지 2050을 기준으로 보면 삼성운용이 가장 공격적이다. 예상 포트폴리오상 KODEX TDF액티브2050의 주식 비중이 75.2%로 제일 높다. 채권은 22.7%를 차지한다. 히어로즈 TDF액티브2050은 주식 75.1%, 채권 15.0%, 대체자산 5.0%로 구성돼 있다. ARIRANG TDF액티브2050은 주식 74.5%, 채권 24.8%로 이뤄졌다. 10종 가운데 빈티지가 가장 긴 ARIRANG TDF 액티브2060은 주식 79.6%, 채권 19.8%로 구성됐다. 

상품 특성상 운용보수는 은퇴 시점이 가까울수록 저렴하다. 3사 중에서는 한화운용이 제일 낮다. ARIRANG TDF액티브 2030~2050까지 0.1%대로 책정하고 있다. KODEX TDF액티브2030은 0.20%로 정했고 히어로즈 TDF액티브2030은 0.30%다. 

모두 환헤지 대신 환노출 전략을 취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김도형 삼성운용 ETF컨설팅팀장은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시 리스크 방어를 위해 선진국통화에 대해서는 환오픈 전략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들 3개 운용사가 TDF 라인업을 강화한 배경에는 시장 점유율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TDF 시장 1위로, 수탁고 규모가 4조원에 달하는 미래에셋운용은 아직까지 TDF ETF를 내놓지 않았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출시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디폴트옵션 적격상품 지정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디폴트옵션 적격상품이 되기 위해선 고용노동부의 인가를 받아야 된다. 지금까지는 TDF와 관련된 가이드라인만 공개된 상태다. TDF가 적격 상품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운용기간 동안 주식 비중이 80%를 초과하지 않고 목표 시점 이후 주식 비중이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TDF ETF는 아직 디폴트옵션이 될 수 없지만 운용사 측에서 금융투자협회나 거래소 등 유관부서를 통해 적격상품 지정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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