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실적이 후퇴했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1300억원어치 손실 여파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5일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영업이익은 2951억원, 누적 순이익은 19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지난해 보다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495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15.5% 감소했고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223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1904억원을 기록해 14.8% 줄었다.
이러한 이익 감소는 지난 11일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의 자기매매손실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앞서 회사는 지난 8월 2일부터 10월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의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1300억원의 추정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LP는 본래 ETF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ETF 가격이 하락할 것에 대비해 공매도나 장내선물매매를 통해 헤지(hedge‧위험회피)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위험회피 목적을 벗어난 추가 차익실현을 위해 과도한 장내 선물매매를 했고 이로인해 대규모 손실을 낸 것이다. ▷관련기사: 신한투자 1300억 손실 사태…당국 전수점검 촉각(10월 15일)
신한투자증권은 1300억원의 추정 손실을 자기매매손익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누적 자기매매손익은 47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5634억원) 대비 15.7% 부진했다.
다만 위탁매매 수수료, 금융상품수수료 등 전반적인 본업은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9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782억원)보다 20.6% 늘었다. 기관투자자 등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해 얻은 금융상품수수료도 올해 3분기 누적 10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47억원)대비 16.7% 늘었다.
기업공개(IPO) 주관 등을 통해 얻는 기업금융(IB)수수료 수익은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IB수수료 수익은 13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16억원)보다 11.9% 감소했다.
IB수수료를 제외한 전반적인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내부통제 미흡으로 대규모 자기매매 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신한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가 증가하고 금융상품 수수료이익도 증가했지만 3분기 파생상품 거래 손실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