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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넥슨의 야욕]③윤송이의 엔씨웨스트 어땠길래…

  • 2015.01.28(수) 16:03

2008년 영입이래 줄곧 해외총괄…2011년까지 신통찮아
2012년 길드워2로 반전…작년 1~9월 146억 흑자 ‘순항’

국내 양대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가운데 엉뚱하게도 엔씨소프트 창업자 김택진(48) 대표의 부인 윤송이(40) 엔씨소프트 신임 사장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최대주주(현재 지분 15.1%)가 됐지만 줄곧 경영 ‘불개입’ 원칙을 유지해온 넥슨이 지난 27일 돌연 경영 참여 선언을 하게 된 데는 최근 윤 사장의 승진 인사가 한 원인이 됐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년여 동안 엔씨소프트와 다양한 협업을 시도했지만 되는 일 없이 어정쩡하게 감정의 골만 깊어지던 와중에 상의 없이 윤 사장을 승진시키자 김정주(47) 엔엑스씨(NXC) 대표가 이끄는 넥슨의 감정이 폭발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렇다보니 사실이야 어떻든 엔씨소프트의 부부 경영 구도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한 불씨가 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자연스레 ‘최연소(28) 대기업 임원’이란 타이틀로 SK텔레콤 상무를 지낸 ‘천재소녀’ 윤 사장의 엔씨소프트로 영입된 뒤 사업 성과로 관심이 옮아간다.  
 
◇ 한 때 부실의 길

▲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엔씨소프트는 지난 23일 윤송이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Global CSO) 겸 엔씨웨스트홀딩스(NC West Holdings)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로써 엔씨소프트는 김택진·윤송이 2인 사장 체제로 재편됐고, 윤 사장은 명실상부한 ‘넘버2’ 자리에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당시 승진 배경으로 해외 사업의 성과를 인정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성과는 어땠을까. 윤 사장은 2008년 11월 엔씨소프트 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스카우트된 이후 줄곧 해외사업을 맡아왔다. 중심에는 북미·유럽 시장을 총괄하는 엔씨웨스트홀딩스가 있다.

엔씨웨스트는 엔씨소프트가 북미·유럽 조직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기 위해 2012년 12월 설립한 지주회사다. 이를 위해 설립 당시 현물출자를 통해 북미 퍼블리싱(유통) 총괄 조직인 엔씨인터랙티브(NC Interactive)와 길드워2 개발 조직인 아레나넷(ArenaNet)를 지주회사에 편입시킨 데 이어 2013년 3월에는 ‘와일드스타’ 개발 스튜디오 카바인스까지 편입, 현재 엔씨웨스트는 이 3개 자회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런데 원래 북미·유럽 사업은 윤 사장이 영입된 뒤로도 2011년까지 썩 신통치 않았다. 아레나넷은 2008~2011년 많게는 271억원, 적게는 101억원의 순익 적자를 내던 회사다. 이로 인해 2011년 말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규모가 727억원에 달할 정도로 부실했다.

◇ 2012년의 변신

하지만 2012년 들어 완전 딴판으로 변한다. 매출 681억원에 순익 280억원으로 흑자 반전한 것. 2012년 8월 출시한 ‘길드워2’가 북미·유럽 시장에서 ‘빅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엔씨인터랙티브도 마찬가지다. 2009년 36억원을 시작으로 137억원, 248억원 연속 적자를 내던 이 회사는 2012년 매출 1125억원에 6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2012년은 공교롭게도 엔씨소프트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던 윤 사장이 그해 초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직접 경영을 챙기기 시작했던 해다. 엔씨인터랙티브의 대표에 취임한 것도 2012년 8월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길드워2’의 성공을 기반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좀 더 빠른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고 독립성과 책임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곳의 초대 CEO에 윤 사장을 앉힌 것은 자연스런 수순일 수 있다. 윤 대표는 지금도 엔씨인터랙티브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엔씨웨스트는 엔씨인터랙티브 등 3개 자회사를 연결대상으로 2013년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지난해 1~9월에만 1530억원으로 성장했다. 순이익도 2013년 124억원에서 작년 1~3분기 146억원으로 불어나며 순항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넥슨이 지난 목요일(22일) 오후에 변경공시를 하겠다고 최종 통보해왔고, 임원 승진은 그 다음날에 최종 확정됐다”며 “승진 발표 때문에 공시 변경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는 억측이자 물타기로 매년 이 기간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인사 발표이고 내부 직급 승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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