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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유료방송…다음 매물 CMB·딜라이브 장단점은

  • 2020.07.29(수) 17:36

재무건전성·가입자 질적 지표 등 엇갈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딜라이브와 CMB 등 남은 케이블TV 매물이 순조롭게 팔릴 지 관심이 모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 업계 2위로 올라서려면 또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딜라이브와 CMB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다르고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라 '짝짓기'가 어떻게 이뤄질지 한치를 내다보기 어렵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이 KT스카이라이프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의 추가 인수·합병(M&A)이 예고되고 있다.

다음 매물로 유력하게 떠오르는 곳이 딜라이브다. 약 5년 전에 M&A 시장에 등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초 KT는 2018년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시도했으나 국회에서 공공성 및 점유율 제한 논란으로 인수합병이 불발됐다. 

딜라이브의 매각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다. 아울러 신한·KEB하나·KB국민은행 등 21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매각 주체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 등 사모펀드가 딜라이브를 인수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를 설립했다. 딜라이브의 최대 주주는 KCI(지분율 94.87%)이나 정작 매각 주체는 은행이다. 이런 까닭에 의사결정 구조와 과정이 복잡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또 다른 매물인 CMB는 딜라이브와 달리 의사결정 구조가 단조롭다. '오너' 이한담 회장이 지분 40.8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다 노조가 없다.

매출 외형 면에선 딜라이브가 CMB를 앞선다.

우선 2018년 기준 방송사업매출 점유율은 딜라이브가 6.1%로 CMB(2.1%)보다 3배나 많다. 딜라이브의 연간 매출은 4574억원으로 CMB(1463억원)보다 3배 가량 크기 때문이다.

수익성 역시 CMB의 월간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가 3057원으로 딜라이브(5288원)에 비해 모자란다.

CMB 가입자 대부분이 8VSB(8-Vestigial Side Band) 인프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셋톱박스를 설치하지 않으면 VOD를 볼 수 없어서다.

다만, 이는 향후 CMB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때 성장 잠재력이 크게 작용하는 대목이다. 이동통신, IPTV 사업자와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CMB가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과 광주 및 전남, 대구 등 중남부 지역을 핵심 시장으로 두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딜라이브는 서울 강남 등 수도권을 주요 시장으로 한다.

CMB는 몸값을 키우기 위해 별로 셋톱박스 설치 없이 VOD도 볼 수 있는 '8VSB 채널형 VOD 서비스'(가칭)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CMB 관계자는 "당초 내년 초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바꿨다"고 말했다.

재무 건전성 측면도 엇갈린다. 딜라이브는 연결 기준 부채가 6679억원에 달해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200%에 이르는 반면, CMB의 부채는 60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1%에 그친다.

무엇보다 매각 대금이 관건이다. 딜라이브는 9000억~1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CMB는 이보다 다소 낮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에 대한 판단은 인수 희망자에 달렸지만, 가입자 숫자와 이에 따른 점유율만 본다면 딜라이브가 먼저 팔릴 가능성도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삼키면 KT계열 점유율은 전체의 35.6%에 달하고,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은 합계 점유율은 24.9%,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Btv 케이블)의 합계는 24.2% 수준이므로 2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딜라이브 인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예컨대 LG유플러스가 CMB를 인수하고 SK텔레콤이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2위가 다시 바뀌게 된다.

그러나 SK텔레콤이 구 CJ헬로 인수에 실패했고 갑자기 M&A 시장에 나타난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듯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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