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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에 도전 토종 앱스토어, 어느덧 IPO 앞둬

  • 2020.11.11(수) 11:04

[테크&머니]통신3사+네이버 통합앱 출발
9분기 연속 성장, 점유율 20% 넘보고 있어
해외 영역확대, SK텔레콤 계열사 1호 상장

4년 전만 해도 국내 앱스토어 시장은 구글과 애플의 양강체제(점유율 80% 이상)였다. 통신 3사와 네이버 및 일부 중소업체 등 토종 사업자가 각각의 앱스토어를 운영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모두 합쳐 13%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적었다.

사실상 구글과 애플이 시장을 휩쓸고 있던 그때, 토종 사업자들이 이례적으로 각자의 서비스를 통합하기로 하고 손을 잡았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원스토어'다.

원스토어는 2016년 SK텔레콤을 중심으로 KT와 LG유플러스를 비롯해 포털업체 네이버가 힘을 모아 만든 앱장터다. 이 시장에서 불문율이나 다름없는 '수수료 30%' 룰을 깨고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면서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시장에 균열을 내기도 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하고 국내에선 2위 앱장터 지위를 노리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최근에는 구글의 이른바 '수수료 갑질' 논란과 함께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성장성이 밝다. 나아가 내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까지 구체화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수수료 인하' 승부수, 거래액 9분기 연속 성장

통합 앱장터 원스토어가 구글과 애플 양강체제를 재편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는 '수수료 인하'였다.

원스토어는 2018년 7월 앱 마켓 수수료를 30%에서 20%로 낮추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5%로 더욱 인하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8년 2분기 이후 최근까지 9분기 연속 거래액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성장이 도드라지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점유율에선 한때 애플 앱스토어를 추월하기도 했다.

원스토어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10%대 초반에 머물렀던 시장 점유율이 최근 20%를 넘보고 있다. 수수료 인하로 인기 앱을 확보하면서 각종 혜택을 늘려 이용자를 끌어들인 덕분이다. 국내 앱스토어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얼마전 자사의 결제 방식 의무화를 확대하려고 하면서 원스토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스토어는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계획도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5G 기술 합작회사'(가칭)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는데, 앱 마켓 분야에서도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도이치텔레콤은 이름처럼 독일에서만 사업하는 곳이 아니다. 도이치텔레콤은 세계 13개국에서 약 2억4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지난 4월 도이치텔레콤의 미국 자회사 'T모바일'이 현지 4위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합병(M&A)하기도 했다. 유럽 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도 겨냥할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앱 마켓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구체적인 방식이 정해진 상황은 아니지만, 가장 최적화한 방식으로 현지 사업자와 협력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은 원스토어의 IPO와 별개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 시장인 동남아 지역 파트너는 이미 공개된 바 있다. SK텔레콤은 올 3월 싱가포르, 태국 1위 통신사들과도 합작 회사를 설립해 게임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을 밝혔다. 3사는 게이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전문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를 허브(Hub)로 삼아 다른 연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앱 마켓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해외로 영역 확대, 내년 상장 예정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는 이처럼 국내 성장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로도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5000억원 정도로 평가됐다. 원스토어는 당시 이를 소개하면서 '해외 지역 유력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해외 시장 공략에 직접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글로벌 시장 성과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되는 것이다.

원스토어 기업가치 상승은 당연히 SK텔레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월 CES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자회사의 실적 구조가 파지티브(긍정적)하게 돌아섰다"며 "지금껏 회사 수익구조보다 좋아질 것이고, (회사 구성원들에게 SK텔레콤) 주식을 사도 된다고까지 얘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가치 상승은 SK텔레콤만의 이슈는 아니다. 원스토어 지분은 지난 4월 나온 감사보고서 기준 SK텔레콤 52.7%, 네이버 27.7%,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 사모투자 합작회사(SK증권, 키움인베스트먼트) 19.6%으로 구성되어 있다.

증권가에서도 원스토어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원스토어가 9개 분기 연속 성장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며 "5000억원 가치로 재무적 투자를 유치했는데 IPO 시점에는 훨씬 높은 가치가 부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B금융투자도 "내년 원스토어 상장을 시작으로 자회사 가치도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원스토어의 IPO는 SK텔레콤의 다른 신사업에도 관심을 쏠리게 한다.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이른바 SK텔레콤 뉴비즈 사업 매출액은 지난 3분기 모두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SK텔레콤은 이들 자회사도 상장할 계획이 있음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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