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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 커머스]'이베이 반대' 뒤에 나올 김범수 '한방'

  • 2021.03.22(월) 11:24

10대 젊은층 유입 전략, 이베이 매력 반감
카카오톡 플랫폼 체류시간 확대 '큰 그림'
MZ세대 타겟 쇼핑몰 M&A 성과 가시화

쿠팡이 쏘아올린 미국 증시 상장 '로켓'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쿠팡의 성공적인 미국 증시 데뷔와 대규모 자금 조달의 본격화는 이커머스 업계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이머커스 업계 판도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전략을 짚어보고 막전막후를 알아봤다. [편집자]

지난 16일 마감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의 최대 반전은 카카오의 불참이었습니다. 이베이코리아의 투자의향서(IM)를 받아간 기업들 상당수가 예비입찰에 참여했는데 그 가운데 카카오가 빠진 겁니다.

카카오는 '카톡 선물하기'를 중심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해왔는데요. 이러한 경영 행보로 봤을 때 이베이코리아의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를 품기 위해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카카오의 주력 사업 가운데 이커머스의 매출 규모가 제법 큰데요. 그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이커머스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커머스의 재무 성적은 가장 앞섭니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의 매출은 5735억원으로 다른 계열사 카카오게임즈(3780억원), 카카오엠(2708억원), 카카오페이(2456억원) 등을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경쟁사 네이버에 비해 카카오의 쇼핑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할 명분으로 작용했는데요. 카카오 내부에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마감 시간인 16일 오후 6시 직전까지는 말이죠. 

투자 업계에선 당연히 카카오가 참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드라마에서나 볼만한 극적 반전이 펼쳐진 것이죠. 입찰 마감을 앞두고 '반대'를 외친 이는 다름 아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었습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장은 "카카오 스타일의 이커머스 사업을 해야한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확실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고 합니다. 결국 카카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계획은 '오너'의 결정적인 한 마디에 틀어지게 된 것입니다.

◇ 김범수 의장의 고민 '카카오식 이커머스'

김 의장은 왜 반대했을까요? 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카카오식 성장' 전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카카오가 최근 맞닥뜨린 근본적인 문제 '카톡의 젊은층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카카오식 이커머스란 무엇일까요. 대표 사례로 꼽히는 것이 '카톡 선물하기'입니다. 누군가의 생일 때나 무언가를 축하해 줄 때, 직접 선물을 전달하기 힘들 때 기프티콘 등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서비스입니다.

카톡 선물하기는 2010년에 처음 선보인 이후 꾸준히 성장하면서 카카오 이커머스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 매출의 80% 가량이 카톡 선물하기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카톡 선물하기가 기대 이상으로 흥행하자 쿠팡도 작년초에 비슷한 기능을 선보였으나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카카오가 아닌 다른 이커머스 업체가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합니다.

카카오는 핵심 타겟인 젊은층 이용자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보통 10대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는 SNS로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아마 전철이나 버스에서 10대들이 쓰고 있는 메신저를 주의 깊게 살펴봤다면 아실 겁니다.

그들에겐 카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일명 '페메')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가 더 '힙(hip)'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카톡은 엄마랑 할 때만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구매력이 떨어지는 10대 이용자의 이탈이 카카오에 큰 영향력을 미칠까?'라고 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문제가 됩니다.

카카오의 핵심 수입은 여전히 광고입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전체 연결 매출(4조1567억원) 가운데 광고 부문(광고+톡비즈보드+포털비즈) 매출은 총 1조3636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로 적지 않습니다.

광고뿐만이 아니라 카톡에 담기는 게임과 음악, 웹툰 등의 콘텐츠 매출이 상당합니다. 지난해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체의 절반 가량인 2조108억원에 달합니다. 

카카오는 카톡 내에서 체류하는 이용자가 많을수록 돈을 많이 버는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커머스 사업의 성패 역시 이용자 체류 시간에 좌우되는데요.

이용자 중에서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층의 주요 타겟입니다. 김 의장이 생각하는 '카카오식 이커머스'의 골자는 어떻게 하면 이용자를 오랫동안 플랫폼 내에 머물게 하느냐 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카카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에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은 10대 젊은층 이용자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G마켓과 옥션 사이트에 모바일보다 PC를 통한 유입자가 많다는 점이 이를 반영합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G마켓과 옥션의 PC 유입률은 무려 40%에 달합니다. 이 중에서도 포털 검색으로 유입되는 이용자가 30%입니다. 모바일은 주로 젊은층이, PC는 중장년층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살리면서 이커머스 사업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베이코리아 말고 다른 업체를 사들이기 위한 물밑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M&A 작업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10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층이 애용하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플랫폼·콘텐츠 부문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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