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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AI 사업 '앞서거니 뒤서거니'

  • 2024.01.31(수) 07:00

네이버, 국내외 상용화 작업 지속 추진
카카오도 경영쇄신에 밀린 사업 본격화

국내 대표적 테크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네이버가 국내외 시장에서 AI를 활용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왔는데 카카오도 연초부턴 AI 사업 구체화에 박차를 가하면서다. 네이버·카카오는 AI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오픈AI의 'GPT-4'에 대항할 토종 생태계의 보루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카카오도 AI '기지개'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 언어모델(MLLM) 오픈소스 '허니비'를 공개하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 확장을 예고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5차 AI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허니비를 조만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지와 텍스트가 융합된 형태인 점에서 서비스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했다.

MLLM은 이미지와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면, 텍스트로 답변하는 모델이다. 텍스트로만 입⋅출력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에서 확장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가령 허니비에 축구 경기 중인 두명의 선수 이미지와 함께 '왼쪽 선수는 몇 번 우승했나요?'라고 입력하면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는 지난해 선보인 이미지 생성 AI '칼로'를 통해 카카오톡뿐 아니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협업하는 등 공공 분야·헬스케어 영역에서도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도 개발이 진행 중인 카카오의 '코GPT'는 챗GPT와 직접 대결보다는 버티컬 서비스 출시와 외부 사업자와 협력을 통해 구체적 대응책을 찾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투자가 필연적인 글로벌 빅테크와 직접 경쟁을 피하고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국내 기업들처럼 챗GPT를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어렵고, 독자노선으로 직접 경쟁하기도 버거운 까닭에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아 대표 내정자도 "오픈AI 열풍을 통해서 자체 언어모델을 개발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AI 시대는 모바일 시대와는 달리 기업 협업과 생태계 발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멀티모달 언어모델 '허니비'./그래픽=카카오브레인 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는 새로운 행보 거듭

네이버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연구 논문을 통해 기술적 기반을 다져왔다. 이 회사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AI를 연구한 논문 347편은 세계적 학회에 채택됐다. 지난해 말 11월 영국 정부가 개최한 'AI 안전 정상회의(AI Safety Summit)'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두 곳 중 하나로 초청받아 오픈AI, 딥마인드, 앤트로픽 등 세계적 플레이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해 초대규모 AI를 한층 발전한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자체 서비스뿐 아니라 외부 사업자와 함께 상용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최근엔 생성형 AI를 활용한 'CLOVA for AD' 테스트를 시작하면서 나이키 광고를 선보였고, 하이퍼클로바X 활용해 '카타르 아시안컵 스카우트 리포트'도 공개했다.

예를 들어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해서 알려줘'라고 물어보면, 선수단의 강점과 약점, 예상 성적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네이버 사업의 핵심인 검색에도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를 적용하면서 쇼핑, 로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도모할 전망이다.

SK텔레콤, 아프리카TV와는 AI 미디어 기술 공동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올해 야구 시즌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우선은 시청자가 선호하는 팀과 선수를 AI가 분석해 원하는 비디오 클립을 자동 추출해 제공하는 AI 하이라이트의 공동사용을 계획하고 있다. 광고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타깃형 광고로 자동 변환하는 기능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보유한 다양한 자료를 하이퍼클로바X가 검색·요약·추천해주는 대국민 서비스를 내놓기로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서비스에도 네이버의 AI 기술을 적용하기로 하는 등 공공영역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더욱 긴밀하고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사우디 현지를 연초부터 방문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사우디 디지털 전환에 활용될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자사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기술력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AI 스타트업 발굴과 협력을 통한 상생·새로운 기회 모색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 D2SF는 '퓨리오사AI'(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 '크라우드웍스'(AI 데이터 구축), '마키나락스'(제조 AI), '데이터라이즈'(이커머스 AI) 등에 투자하면서 AI 관련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체계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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