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허가를 받고 보니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어나프라주가 글로벌 연 매출액 10억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되는 그날까지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
이지연 비보존제약 이사가 28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시상식에서 대상수상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국내 허가를 받은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 신약 '어나프라주'를 개발한 공로로 대상을 받았다.
대한민국신약개발상은 국내 신약개발 성공 기업과 기술수출 기업의 연구개발 업적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199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제정해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선 온코닉테라퓨틱스와 비보존제약이 대상을 받았다. 두 회사는 각각 위식도 역류성질환 치료제 '자큐보정'과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 어나프라주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두 약물은 지난해 4월과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신약 허가를 받았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수상 강연에서 "해외에 자큐보정의 라이센스 아웃(기술수출)을 계속해서 국내 신약이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뻗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밖에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항암 후보물질 등을 통해 다시 한번 대상을 받을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지연 비보존제약 이사는 "미국, 한국 등에서 마약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방법으로 비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하고 저희 어나프라주가 이러한 언맷니즈(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며 "앞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 이를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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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기술수출 성과를 낸 LG화학과 넥스아이,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기술수출상을 수상했다.
LG화학은 희귀비만치료 후보물질 'LB54640'를 지난해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총 계약금 3억500만달러(4400억원)에 이전했다. 리듬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 7월 이 약물의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했다.
넥스아이는 지난해 3월 일본계 제약사인 오노약품공업에 면역항암 후보물질 'NXI-101'를 기술 이전했다. 양사 간 협의로 계약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이중항체 후보물질인 'IMB-101'을 지난해 6월 미국 제약사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계약금 9억4000만달러(1조3000억원)에 이전했다. 이후 8월 중국의 화동제약에 IMB-101의 중국 개발권리와 판권을 3억달러(4300억원)에 추가로 이전하는 성과를 냈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단 5개월 만에 많은 이벤트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는데 휴먼 POC(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연구) 데이터가 2~3년 내에 나온다"며 "이후 글로벌 빅파마에게 약물을 서브 라이선스 아웃(제3자 기술이전)을 할 수 있게끔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진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사장(한림제약 부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헬스산업은 지난 한 해 세계적 경기둔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혁신신약과 기술수출 성과를 확대하며 큰 도약을 이뤘다"며 "우리 조합은 정부와 업계 소통 창구 역할을 잘 수행하며 글로벌 신약개발의 크고 작은 업적이 계속 이뤄지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