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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주택시장 큰 손 3040세대 '사전청약' 기회…중장년층은?

  • 2021.04.27(화) 15:40

사전청약 물량 76%가 신혼희망타운 등 젊은 층 몫
높아진 시세에 고분양가 우려…4050 소외 문제도 지속

정부가 3만 가구가 넘는 물량에 대한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의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서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른 3040 세대를 위한 물량을 전체 공급량의 75% 이상 할당하면서 주택 시장 안정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많은 물량이 배정된 만큼 젊은 층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시세가 워낙 높아진 탓에 분양가 부담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과 상대적으로 소외된 4050세대 이상 무주택 중장년층의 수요를 어떻게 풀지는 과제로 남는다.

◇ 넷 중 세 가구는 청년‧신혼부부 몫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사전청약 물량은 총 3만200가구, 이 중 신혼희망타운은 1만4300가구로 전체 물량의 47.4%를 차지한다. 

이 뿐 아니다. 신혼희망타운을 제외한 공공분양 물량(1만5900가구) 중 신혼부부 특별공급(30%)이 4770가구로 가장 많다. 이제껏 집을 소유했던 적이 없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생애최초 특별공급(25%) 물량이 3975가구로 그 뒤를 잇는다. 1차 사전청약 물량 가운데 76.4%(2만3045가구)가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층 몫으로 배정된 셈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는 젊은 층의 주거불안 문제 해결로 출산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최근 주택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는 3040 세대의 내 집 마련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치솟는 집값에 서둘러 주택을 매입하려는 젊은 세대가 늘었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집값 불안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직방 빅데이터랩 분석 결과, 올 1분기 서울 집합건물 매수인 가운데 생애 첫 부동산을 구입한 자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40세 미만은 61.2%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40세 미만이 60%를 넘은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6년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기축 아파트 가격은 젊은 세대가 접근하기 힘든 수준으로 오른 만큼(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11억1123만원, KB부동산시세 4월 기준) 사전청약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젊은 세대는 이미 큰폭으로 오른 구축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참여하는 게 내 집 마련을 위한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며 "신혼희망타운은 아이 키우기 좋은 단지로 만드는 등 전반적인 주거환경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는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라면 최근 발표한 철도 교통망 등을 참고해 직주근접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전청약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금융상품 지원 필요…중장년층 소외는 숙제

사전청약은 본청약을 2~3년 앞당겨 조기에 진행하는 까닭에 정확한 분양가를 산정하기 어렵다. 다만 국토부는 사전청약 진행 시 추정분양가 등을 공개할 계획인데,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저렴할 수 있지만 주변 시세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 공공분양이어도 분양가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남 교산과 고양 창릉 등 서울 접근성이 좋아 젊은 층의 관심이 높은 지역은 주변 시세가 10억원 수준(전용 84㎡)인 경우가 많아 시세 80% 수준의 분양가여도 8억~9억원이 넘을 수 있다.

하남시 풍산동 동원로얄듀크 전용 84㎡는 지난 3월 10억원 초반에 거래됐고,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삼송원흥역푸르지오는 지난 2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생애최초 내 집 마련을 하는 경우를 포함한 젊은 세대에게는 장기 저리 금융상품 등을 활용한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종완 원장은 "3기 신도시 주변 지역 새 아파트 가격을 고려하면 총 분양가가 젊은 세대에게는 부담이 클 수 있다"며 "이들에게는 금융규제 예외를 적용해 LTV 비율을 높이거나 40~50년 장기간 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주택금융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전청약 물량을 젊은 층에게 집중하다보니 40대 후반에서 50대 이상의 무주택 중장년층이 청약시장에서 소외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민간 분양 시장에서도 일반분양 물량이 감소(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확대 등)해 당첨 확률이 낮은데 공공분양에서도 배정받은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분양 중 일반분양(15%) 물량은 2385가구로 이번 사전청약 전체 공급 물량 대비 7.6% 수준에 불과하다.

고준석 교수는 "현재 주택공급 대책으로는 한 계층에게 혜택을 주면 다른 계층은 소외 받을 수밖에 없어 중장년층은 역차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들은 오랜 기간 무주택자로 젊은 세대 못지않게 내 집 마련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들에게 기회가 가려면 절대적인 공급량을 늘리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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