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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건설사, 주택 '수주 파티' 속 불편함 왜?

  • 2022.07.06(수) 06:30

올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상위 6곳 17조원
해외수주 부진 속 믿을 건 국내 정비사업
주택 경기 하락에 자재비 상승 등 '부메랑'

'업계 1위', '창사 이래 최초', '0조원 돌파' 

최근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면서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새 정부가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때다!' 싶어 신규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누가 더 잘 하나 한껏 뽐내는 분위기지만, 사실 건설사들의 속내가 편치만은 않은듯 합니다. 해외 수주가 잘 안 되니 국내 주택 사업 말곤 내세울 게 없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잘 나가던 주택 경기마저 꺾이고 자잿값은 급등하고 있어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고요.

상위 6곳 정비사업 수주 벌써 17조원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재건축·재개발 수주액 '1조 클럽'에 진입한 건설사가 무려 6곳이나 되는데요. 이들 6곳의 총 수주액은 무려 17조380억원에 달합니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이 반년 만에 6조9544억원을 수주하며 가장 앞섰습니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5조5499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창사 이래 첫 '도시정비사업 7조 클럽' 진입이 코앞입니다. 

뒤를 이은 GS건설은 올 상반기 정비사업 3조2107억원을 수주, 전년 동기(1조892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실적을 올렸고요. 롯데건설은 올 상반기 2조7406억원을 수주해 반년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액(2조2229억원)을 추월했습니다. 

이어 포스코건설은 1조5558억원, 대우건설은 1조3222억원, DL이앤씨는 1조2543억원 등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넘기며 선방했고요. 

전반적으로 수주 분위기가 잔뜩 '업' 돼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는 꽤 오랜만입니다. 불과 2017년만 해도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심하게 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는데요. 당시 건설사 25개가 '도시정비사업 공정경쟁 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클린 수주'를 약속할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규제가 잇따르면서 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들고 공공택지 공급마저 끊기자, 먹거리 확보가 절실해진 건설사들의 경쟁이 또다시 과해졌는데요.

2019년 '한남3구역 사태'로 정비사업 수주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강화하자 시공사들이 점점 '선별 수주'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규제 강화로 정비사업이 올스톱 상태이기도 했고요.

그러나 올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이 맞물리자 다시 수주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정비사업 조합들이 시공사 입찰에 속도를 내고 시공사들도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모습입니다. 

해외사업에 울고 자재비에 떨고

건설사들이 이렇듯 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또 실적 뽐내기에 바쁜데요. 그렇다고 마냥 박수칠 만한 상황도 아닙니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해외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주택 건축 사업 확장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5일 기준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121억2998만 달러(한화 약 15조7677억원)로 전년 동기(147억5050만 달러) 대비 17.7% 줄어들었는데요.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보다 더 안좋은 실적입니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파로 부진을 이어가고, 인플레이션 등 국제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하반기에도 해외 사업 전망이 어두운데요.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 말고는 따로 내세울 게 없는 실정"이라며 "건설 산업 자체가 수주를 해야 일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수주 산업이고, 신사업이나 해외사업에 기대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비사업 수주를 놓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특히 수주에 적극적이라기보다는 정비사업장들이 많았고 규제 완화 기대감이 일부 작용하고 있는듯 하다"며 "실적이 두드러진 현대건설도 주택 출신 윤영준 사장이 부임하면서 수주에 더 힘쓰는 듯 하지만 건설사 전반적으론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더군다나 정비사업은 착공 및 분양을 해야만 수익이 잡히는 구조라 현재로선 '무조건 흑자' 사업으로 보기도 힘듭니다. 올 상반기 수주 성과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주택 착공실적은 3만494가구로 전년 동기(5만2407가구) 대비 41.8% 급감했습니다. 누계 착공 실적은 14만901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만6694가구) 대비 34.3% 줄었고요. 

착공의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 수치도 암울합니다. 5월 누계 수도권 주택 인허가 실적은 7만3271가구로 전년 동기(9만4144가구) 대비 22% 적습니다. 

가뜩이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사업은 쪼그라들고 주택 사업 편중이 심한 상황인데요. 앞으로 본격적으로 건설 경기가 꺾이면 건설사들이 입을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원자잿값 급등도 부담이고요. 벌써부터 '공사하면 적자'라는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자체가 전반적으로 다운되는 분위기고 지방의 경우 분양 성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곳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자재비 상승 등에 건설사가 생각하는 적정 분양가와 조합 생각이 안 맞는 곳이 많아질거고 대금 회수를 못하는 상황이 생길수 있다"며 "지방은 착공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지지부진해지는 곳도 다수 있을 전망이라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옥석가리기(선별 수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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