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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광명보단 철산'…분양가 시세와 비슷해도 괜찮다?

  • 2023.10.24(화) 06:30

철산자이 브리에르, 전용 59㎡ 최고 8억8000만원
철산 시세와 엇비슷…광명 분양가보단 되레 저렴
철산역 멀어도 재건축 단지라 인프라 좋다 평가

"광명사거리 쪽보다는 철산동이 학군도, 인프라도 잘 돼 있잖아요. 분양가는 보통 이 정도는 하는 듯 해서……"(신혼부부)

지난 20일 오후 2시, 광명역 인근에 위치한 '철산자이 브리에르' 견본주택엔 평일(금요일) 임에도 방문객들 발길이 이어졌다. 입구에는 방문등록 QR을 찍는 몇몇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말까지 3일간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약 9000명이었다.

'준서울'이라 불리는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일대에 위치한 이 단지는 철산주공 10·11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지하 2층~지상 40층, 14개동, 1490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이중 전용 59㎡ 393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분양가는 7억4300만~8억8000만원 수준이다.

견본주택에는 59C, 59E 유니트가 마련됐다. 일반분양으로 소형평형만 나오면서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나 2~3인 가족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철산자이 브리에르 견본주택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근처에만 초등학교 3곳…신혼부부 관심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은 광명북초등학교와 도덕초등학교가 횡단보도만 한번 건너면 되는 도보권에 있다는 점이다. 광명북중학교, 광명북고등학교 역시 5분 거리(네이버 지도)에 있다. 광명동초등학교 가는 데에는 10분 걸린다.

아이를 둔 가정은 학세권에 관심을 갖고 견본주택을 찾았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방문한 A씨는 "아이가 학업에 신경을 쓸 시기인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이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안정적"이라며 "부모 입장에서는 지하철역보다 학교 가까운 게 1순위"라고 말했다.

갓 돌이 지난 아기와 함께 온 부부 역시 "한창 개발 중인 광명사거리 쪽보다는 철산동이 학군도, 인프라도 잘 돼 있다"며 "분양가는 보통 이 정도 하는 것 같아 지역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11개월 아기와 동행한 부부도 "광명뉴타운에 사는데 여기 평형이 잘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구경하러 왔다"며 "옆에 대단지(철산자이 더헤리티지)가 하나 더 있어 살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철산자이 브리에르 현장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철산동선 '외곽'이지만 '그래도 철산'

이 단지는 철산역과 도보 22분(네이버 지도) 떨어져 있어 역세권은 아니다. 철산역을 중심으로 철산주공 13단지가 중심 생활권인데 비해 다소 떨어진 위치에 있다. 하지만 광명뉴타운보다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으로 인근 대단지들과 같은 생활권이라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철산역 4번출구로 나와 걷다보면 오른편에는 철산주공 13단지(2460가구)가 있고 왼편에는 영세 상가들이 즐비하다. 7단지(철산역 롯데캐슬&SK VIEW 클래스티지)를 지나면 8·9단지(철산자이 더헤리티지) 공사장 너머 10·11단지(철산자이 브리에르) 현장이 나온다.

하안동에 거주 중인 20대 여성은 "철산역 쪽은 번화가 느낌이 강한데 브리에르 근처는 조용하고 애들 키우기 좋은 환경 같다"며 "8·9단지(철산자이 더헤리티지)를 가로지르면 15분 정도라 걸을 만하다"고 말했다.

철산자이 브리에르 견본주택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59㎡ 7억~8억원…시세 엇비슷

철산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분양가에 대해 "철산동에서 그 정도면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광명뉴타운 쪽보다는 7단지(철산역 롯데캐슬&SK VIEW 클래스티지)나 8·9단지(철산자이 더헤리티지)와 비교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철산자이 브리에르의 분양가는 전용 59㎡ 7억4300만~8억8000만원으로 시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입주한 7단지(철산역 롯데캐슬&SK VIEW 클래스티지)의 59㎡는 지난 5월 16일 9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지하철역에선 더 가까운 단지다. 2025년 5월 입주 예정인 8·9단지(철산자이 더헤리티지)의 입주권은 지난달 8억52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광명뉴타운에서 최근 분양한 트리우스광명(내년 12월 입주예정)은 같은 평형이 7억8110만~8억9710만원이다. 고분양가 논란에 1순위 마감에서 실패했다. 광명센트럴아이파크(2025년 11월)의 경우 7억9600만~8억9900만원에 분양을 진행했고 지난달 22일 8억3100만원에 입주권이 거래됐다. 광명자이더샵포레나(2025년 12월)는 59㎡가 아닌 74㎡가 7억7600만~8억7830만원에 분양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철산역을 중심으로 한 생활권이 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입지적 차이점은 크게 없다"며 "최근 광명의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 가격 저항감이 좀 커진 상황이긴 한데 주변에 입주를 앞둔 단지와 비교하면 적정선이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브리에르는 철산역 부근 재건축 단지라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입지"라며 "추석 이후 거래량 감소와 금리인상 기조, 전쟁 여파로 투자심리가 악화하긴 했지만 최근 1년간 광명 청약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게 평이한 수준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준서울'이라는 광명은 서울 외곽인 구로구, 금천구에 가깝지만 강남까지의 접근성이 약하다는 한계는 꾸준히 지적된다. 철산자이 브리에르에서 강남역까지 대중교통 또는 자동차로 50분가량 소요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전화번호도 02를 쓰긴 하지만 '결국 서울은 아니다'라는 게 중요하다"며 "서울 중심권역인 강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당, 동탄 등 경기 남부 지역에 선호도가 쏠리고 있어 광명의 인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산자이 브리에르 입지 /사진=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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