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핵심 지역에 새 집 5만2000만가구를 2027년부터 착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에 계획한 착공 물량까지 합산하면 6만가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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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 주요 입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땅을 한껏 끌어모아 주택 공급에 나선 것에 대해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다만 집값 안정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공급 효과를 더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목소리다.
수요 있는 곳에 공급…그러나 '구조적 한계'
지난 29일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놓고 부동산 시장의 목소리는 충분한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모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랩장은 "공급 부족 우려에 기댄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하고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정책의 의도는 분명하다"면서도 "정부가 공급을 구체화한 물량은 대부분 토지 정비와 인허가, 이해관계 조정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있어 착공에서 실제 입주 시점 사이에는 3~4년 이상의 공백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공급 기대가 가격을 억누를 수 있지만, 가시적인 착공과 분양이 빠르게 뒤따를 수 있는 속도전이 정책 효과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 발표와 시장이 공급 물량을 체감하기까지의 시간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정책 실효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정부는 당장 이번에 발표한 물량을 내년부터 착공하겠다는 계획이나 경기도 광명시 광명경찰서 부지(550가구)와 서울 강서구 강서 군부지(918가구) 등을 제외하고는 착공 시점을 2028년 이후로 제시했다. 핵심 입지로 꼽히는 과천 경마장부지, 태릉컨트리클럽(CC) 등은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반대가 다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서울시와 협의를 채 마치지 못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장이 요구하는 건 당장 입주 가능한 물량"이라면서 "이번 대책에 포함된 부지에서 실제 입주가 이뤄지려면 최소 수 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돼 누적된 매수 대기 수요를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더는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향후 시장에 주택 매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면서 "정부의 공급 신호가 오히려 기존 재고 주택의 희소성을 부각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역설적 상황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한계 넘으려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해야"
정부는 노후청사와 유휴부지, 용적률 제고 등을 통한 기존 부지의 공급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나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이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는 유한하다"면서 "유휴부지를 기반으로 한 주택 공급을 장기간 유지할 수는 없고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도시정비사업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수도권 핵심지의 공급 관련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매물 부족 현상을 당장에 해소하기는 어렵고 봄 이사철에 이사 수요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전월세 시장 불안 등은 집값을 끌어올릴 요인"이라면서 "이번 대책에 거론된 부지 인근에는 개발 기대감이 모여 주변 비아파트까지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시와 정부의 엇박자도 공급 실현 가능성을 위축하는 요인이다. 이날 서울시는 정부의 대책 발표에 대해 "정부의 과도한 대출규제로 이주비가 늘어나고 사업이 지연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 현장의 절절한 상황도 전달했지만 이번 정부 발표는 이러한 현장의 장애물은 외면한 채, '공공 주도 방식'에만 매몰됐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재건축·재개발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요가 몰리는 서울에서의 공급 부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대책의 핵심 물량인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면서 "서울의 연간 주택 수요가 8만가구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번 대책은 연간 8000가구 수준에 기존에 계획한 민간정비사업, 공공사업을 합치더라도 연간 최대 5만 가구 수준이라 3만 가구의 공급이 모자라다"고 지적했다.
양 전문위원은 "시장에서는 용적률 상향, 재건축초과이익환수 유예 등을 기대했으나 이러한 내용이 빠지면서 민간 주도의 대규모 공급 확대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