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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사고팔기' 한다더니…1년째 '뜬구름 잡기'

  • 2026.02.25(수) 06:36

[인사이드 스토리]
서울시 작년부터 추진했으나 국토부 '반대'
집값 걱정하는 정부…서울 위주 정책 '난색'

서울시가 지난해 2월 제시한 '용적이양제'가 1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용적이양제는 문화재 보존 등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용적을 개발 여력이 있는 곳으로 넘겨줘 도시 전반의 개발 밀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용적률'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지하층 제외)의 연면적 비율을 말하죠. 땅의 면적이 100평(330여㎡)이고 용적률이 150%라면 연면적인 150평(약 496㎡)까지 건축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감감무소식

시는 2011년에도 용적이양제를 추진했죠. 하지만 오세훈 당시 시장의 자진 사퇴로 취소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재추진하면서는 '서울특별시 용적이양제 운영에 관한 조례(가칭)' 제정을 위해 입법예고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형 용적이양제'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관련기사: [집잇슈]'연면적 1430㎡어치' 용적률 160억원에 판다면?(2025년 1월13일)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법 개정이 되어야 제도의 동력을 더욱 크게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시 관계자는 "조례 제정으로 해당 제도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렇게 하면 현행법상 용적률 상한 안에서만 할 수 있는데 개정안을 적용하면 이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용적률 은행·기금화 등 용적률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등 운영 편의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일단 이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는 작년에 개정안을 국토부에 제안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현재까지 받지 못했다고 하죠.

서울시 관계자는 "과정별로 정확한 시기를 밝히기 어렵지만 작년에 국토부에 이와 관련 법령 개정 건의를 했는데 '수용불가' 답변을 받았고, 이후 대안을 제시했는데 올해 들어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국토부 측은 "반대한다, 안 한다를 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좋은 제도, 아이디어라면 검토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논의에서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요.

국토부 내부에선 '용적률 거래소'의 전국적 도입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를 했다고 합니다. 다만 사회적 수용도를 고려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국토부가 용적률 거래소를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한 바 있다"며 "또한 서울시는 이런 제도를 찬성하지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선 반대하는 의견도 있고, 집값에 워낙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결합건축에 따른 용적률 이전과 기부채납에 따른 상한용적률 적용 시 비교/자료=건축공간연구원 제공

서울이니까? 서울이라서!

이 같은 제도의 장점은 간단하고 확실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용적을 다른 지역으로 넘기면 주변 문화유산 등 건축에 제한을 받는 땅이란 이유로 안게 되는 재산상 손실을 줄이면서, 잠재력을 가진 다른 지역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 관계자는 "서울형 용적이양제는 역사 자연적 자산은 보존하면서도 개발이 필요한 지역 성장을 촉진하며 지속가능한 서울의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며 "서울뿐 아니라 경주, 공주, 부여, 수원 등 문화유산을 보유한 지역에서도 이런 제도를 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용적이양제가 해외에선 'TDR(Transfer of Development Rights)'로 알려져 미국 뉴욕, 일본 도쿄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해요. 예를 들어 '뉴욕 원 밴더빌트'는 TDR을 통해 인근 그랜드센트럴터미널·바워리세이빙 빌딩의 용적률을 이전받아 93층 빌딩으로 개발됐다고 하고요. 도쿄 신마루노우치빌딩(38층), 그랑도쿄(43층)도 문화재로 지정된 도쿄역의 용적률을 사들여 올린 건물이라고 합니다.

다만 이런 사례들은 국내법과는 다른 체계에서 적용되고 있으므로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하고 일부 지역에서 실증도 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 외 지역에선 초고층 건물 개발 수요가 있는 곳이 많지 않고, 제도 적용 지역에 집값이 급등할 우려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는 반면 지방은 잔잔한 상황이죠.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잡기'에 나선 상황에서 국토부가 서울 개발 정책에 찬성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논란이 예상되는 제도인 만큼 6월 지방 선거까지 이렇다 할 결론이 나오기 어려워 보입니다. 또 선거 이후엔 서울시 입장이 바뀔 수도 있죠.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용적률 사고팔기를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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