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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일본 기업 '돈방석' 앉나

  • 2015.08.11(화) 16:09

신동빈 "가까운 시기 호텔롯데 상장"
'호텔롯데 99% 지배' 일본 자본, 상장 차익 막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일본 자본이 99%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상장할 경우, 상당 부분의 상장대금이 일본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8.83%)과 롯데제과(3.21%), 롯데칠성음료(5.92%, 우선주 4.83%), 롯데케미칼(12.6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셈이다.

호텔롯데가 재계 5위 롯데그룹의 몸통이지만, 이 몸통을 흔드는 것은 일본 회사들이다. 현재 주식회사L투자회사 11곳(72.65%), 롯데홀딩스(19.07%), 광윤사(5.45%) 등 일본계 자본이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다. 일본계 자금은 1973년 호텔롯데 설립 이후 42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상당 부분의 상장 대금이 일본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날 신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비율을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20조원으로 추산된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호텔롯데가 상장된다면 기업가치는 20조원 이상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계열사 지분 3조원과 수조원대의 부동산, 매년 수천억대의 이익을 내는 영업가치(10조원) 등을 제시했다.

롯데홀딩스 등 일본 회사들은 호텔롯데가 신주발행 방식으로 상장하게 되면 단숨에 지분가치가 치솟게 된다. 또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되면 수조대원의 현금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상장을 위해 주주와 이사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우선 호텔롯데의 이사진은 신 회장이 장악하고 있다. 호텔롯데 정관 24조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가 소집하고, 결의는 이사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로 결정한다.

현재 호텔롯데 이사진은 총 11명으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신동주 이사, 신영자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이 신동빈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추정되고 있다. 송용덕 롯데호텔 사장은 지난 4일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지지’에 동참했고, 올 4월 사내이사로 김정환·장성국·심우진 이사는 신동빈 회장 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호텔롯데의 주주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등 일본 회사가 신동빈 회장을 100%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1.4%만 보유하고 있고, 그 외 대부분 지분은 광윤사와 우리사주협회, 임원들이 각 3등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광윤사와 우리사주협회 등이 호텔롯데 상장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달 17일 일본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상장이 결정되면, 호텔롯데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주관사를 정하고 상장심사를 받은 뒤, 주식 가격을 결정하는 공모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상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호텔롯데가 일본계 회사가 지배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에 준하는 상장 요건을 갖추면 된다. 한국거래소 상장제도팀 관계자는 “호텔롯데는 주주가 외국인 일 뿐”이라며 “외국인이 투자한 국내 법인으로 국내 기업에 준하는 상장 규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호텔롯데 상장은 예전부터 설왕설래했던 내용”이라며 “오너의 의지가 있다면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에 앞서 롯데그룹 내 복잡한 순환출자도 해소하고,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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