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가 탄생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은 확대됐다. 계열사로 분산돼있던 오너 일가 지분은 롯데지주-신동빈 회장 중심으로 정리됐다. 특히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지분은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오너 일가 지분은 호텔롯데 등 많은 계열사에 분산돼 있다. 누가 어떤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을까.
◇ 신동빈 회장, 계열사 지분 활용 주목..다른 일가는?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0.5%를 확보해 1대주주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뿐 아니라 많은 핵심 계열사(자회사 포함) 지분도 갖고 있어 향후 롯데지주의 자회사 지분확대, 계열사의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을 높이는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중 핵심은 롯데지주 탄생의 중간 역할을 했던 4개 계열사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 13.5%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제과 9.1%, 롯데칠성음료 5.7%, 롯데푸드 2%를 갖고 있다. 특히 롯데지주가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롯데제과의 경우 향후 자회사 편입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중요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이외에도롯데정보통신 6.82%, 코리아세븐 8.09%, 롯데엑셀러레이터 33.33%, 한국후지필름 9.79%, 롯데상사 8.02%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경우 롯데지주 지분율은 3%에 불과하다. 이어 롯데쇼핑은 0.9%, 롯데칠성 1.3%, 롯데제과 6.8% 보유중이다. 롯데정보통신 10.45%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신동빈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다양한 계열사 지분을 보유중이다. 신 이사장은 롯데지주 지분 1.6%를 비롯해 롯데푸드(1.1%), 롯데쇼핑(0.7%), 롯데칠성(2.7%), 롯데제과(2,5%), 롯데정보통신(3.51%), 코리아세븐(2.47%), 대홍기획(6.24%), 한국후지필름(3.51%)를 갖고 있다. 신 이사장의 지분은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신영자 이사장은 별도로 에스엔에스인터내셔날 지분을 55% 갖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이 회사는 부동산임대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 2억원에 불과하다.
신격호 명예회장과 세번째 부인 서미경씨의 딸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은 롯데지주의 지분 0.1%, 롯데쇼핑 0.1%, 코리아세븐 0.4% 정도를 보유중이다.
◇ 신동주 SDJ 회장, 롯데지주 영향력 미미
신동빈 회장 다음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지분이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많은 지분을 정리했다. 지주사 전환을 반대해 4개 계열사 분할합병 주주총회에서 표대결까지 했지만 실패하자 일부 지분만 남겨놓고 대부분을 정리했다. 그럼에도 이들 계열사 외에도 일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0.2%다. 롯데지주 주요 주주들의 지분율별 순위로 따져보면 14번째다. 동생인 신유미 고문보다 불과 0.1%포인트 많은 정도다. 롯데지주에서 신동주 회장의 영향력은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하지만 여러 계열사 지분을 보유중이다. 롯데쇼핑(0.5%), 롯데정보통신(3.99%), 코리아세븐(4.1%), 롯데역사(8.73%), 롯데건설(0.37%), 한국후지필름(8.78%), 롯데닷컴(1.31%), 롯데캐피탈(0.53%) 등이다. 모두 신동빈 회장에 비해 지분율이 낮다. 따라서 이 지분을 통해 각 계열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신동주 회장이 이번 4개계열사 지분을 처분해 확보한 7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면 신동주 회장이 우선 일본롯데홀딩스 경영권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 여전히 이어져 있는 일본롯데-한국롯데..신동주 회장 행보 관심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SDJ 회장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동빈 회장이나 롯데그룹 입장에서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일본 롯데와의 관계 때문이다. 한국의 롯데그룹은 현재 호텔롯데를 매개로 일본 롯데와 이어져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탄생전까지 한국 롯데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 롯데홀딩스 자회사인 투자회사, 광윤사 등 일본롯데쪽이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롯데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롯데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 1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한국에서 지분을 정리해 마련한 실탄으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하게되면 한국 롯데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롯데의 영향력을 희석시키는 작업을 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일본과의 연결 고리가 과거에 비해 약해지기는 했지만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는 셈이다.
한편 신동주 회장의 한국내 활동의 거점은 SDJ코퍼레이션이다. 2015년 전자제품 도매 및 상품중개업체로 설립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사업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 이사는 신동주 회장과 부인 조은주씨,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대표 변호사, 그리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올해 5월 이사에 이름이 올랐다.
▲ 호텔롯데는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를 잇는 끈이다. 신동주 회장이 한국롯데 지분 일부를 남겨둔 것도 일본롯데를 장악하면 호텔롯데를 거쳐 한국롯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롯데지주 고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의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말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롯데지주의 출범으로 신동주 회장의 한국 롯데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은 현저히 낮아졌고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체제가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그룹 오너일가는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음료 우선주도 보유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발행했던 우선주인데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분할비율에 따라 배정받은 것이다. 롯데지주 우선주는 신동빈 회장 2만3085주(발행우선주의 2.3%), 신격호 명예회장 13만9847주(14.2%), 신영자 이사장 1만4814주(1.5%) 보유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우선주는 신격호 명예회장 1만978주(14.2%), 신동빈 회장 1812주(2.3%), 신영자 이사장 1162주(1.5%), 신동주 SDJ회장 1550주(2%)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