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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4세]⑯신세계, 3세승계 마지막 퍼즐

  • 2018.07.03(화) 10:01

정용진 정유경 '3세 남매경영' 단계적 준비 거쳐
모친 이명희 회장 보유 최대주주 지분승계 남아

신세계그룹은 이미 3세 경영체제를 갔췄다. 정용진(51)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47)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각자 영역에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3세 체제로의 완전한 전환은 아니다. 이명희(76) 신세계 회장이 여전히 신세계와 이마트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분이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이전돼야 신세계그룹의 3세 경영은 마지막 퍼즐이 채워진다. 

 

◇ 삼성서 계열분리…2006년부터 3세 체제

 

신세계그룹의 모태는 신세계백화점이다. 1930년 10월24일 개점한 일본의 미쓰코시(三越) 백화점 경성지점으로 시작했다. 이후 광복 1955년 2월 동화백화점으로 운영되다가 1963년 삼성그룹이 인수한 이후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삼성그룹은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웨스틴조선호텔을 인수하는 등 유통사업 확장의 첨병으로 삼았다.

 

신세계백화점이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해는 1997년이다. 198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삼성그룹의 경영권은 3남이었던 이건희 회장에게 승계됐다. 이후 1994년부터 전주제지를 필두로 제일제당, 제일합섬 등이 2세들을 통해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창업주의 막내 딸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백화점과 웨스틴조선호텔의 경영권을 받았다.

 

계열분리 이후 이명희 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관련 사안을 맡겼다. 하지만 그룹이 큰 결정을 해야할 때에는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 이 회장 역할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은 이제는 장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장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그룹의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1995년 신세계 전략실 대우이사로 입사했다. 이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를 거쳐 신세계백화점 상무, 신세계백화점 부사장, 신세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본격적으로 경영전면에 등장한 것은 2006년 신세계 부회장에 오르면서다. 2010년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자신이 갈 방향을 정했다. 현재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비롯해 스타필드 등의 복합쇼핑몰과 식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1996년 조선호텔 상무보로 입사했다. 이후 2003년 조선호텔 상무를 거쳐 2009년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에 올랐다. 이때부터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에 대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15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되면서 신세계그룹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 패션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 3세 승계위해 수차례 지분 증여


정용진, 정유경 남매가 약 20여 년간 그룹 내 핵심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오는 과정에서 지분승계작업도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우선 1998년 이명희 회장은 정용진 당시 신세계백화점 상무에게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 지분 50만주를 증여했다. 이때부터 3세 경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본격적으로 3세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은 2006년이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전면에 나섰다. 아울러 아버지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은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 주식 84만주를 증여했다. 동시에 정유경 당시 조선호텔 상무에게도 신세계 주식 63만4571주를 넘겨줬다.  

  

3세남매 경영이 보다 명확해진 것은 지난 2016년이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지분 맞교환을 통해 각자의 영역을 확정지었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백화점 지분 7.32%를 정유경 총괄사장에 넘기고, 정 총괄사장도  이마트 지분 2.51%를 정 부회장에게 넘기는 지분 맞교환을 단행한 것이다. 이로써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자의 사업 영역을 명확히했다. 최근에는 정 명예회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21%를 정 총괄사장에게 증여하면서 패션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 최대주주는 이명희…증여 재원 필요  

 

 

신세계그룹은 순환출자가 없어서 지분구조가 단순하다. 이마트와 신세계이마트가 각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투톱' 형태를 띄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는 각각 두 회사의 2대 주주다. 따라서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이명희 회장의 지분 이전이 중요하다. 신세계그룹이 수년간 3세로의 단계적 지분 이전과 함께 사업영역 교통정리도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지분구조 정점에는 이명희 회장이 있다. 

 

현재 이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각각 18.22%씩 가지고 있다. 각각의 회사에서 단일 최대주주다. 이 지분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넘겨주느냐가 신세계 3세 지분승계의 결말이다.

 

정 부회장과 정 촐괄사장은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증여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직접 매입보다 증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금까지 정 명예회장과 이명희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물려준 방식도 증여이다. 다만 증여를 받으면 세금을 내야하는데 이를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

 

최근 정 명예회장이 정 총괄사장에게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증여한 것도 증여세 납부를 위한 승계재원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18.22%)의 시가는 7100억원. 이를 물려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3000억원 가량의 증여세가 필요한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가치가 2600억원으로 비슷하다.

 

정 부회장의 경우 증여세 재원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명희 회장의 이마트 지분(18.22%)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현 시가 기준으로 6000억원대 증여세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 지분(52.1%)을 승계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 지분가치는 약 1900억원 규모여서 이 지분만으로는 증여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한 것이다. 정 부회장이 승계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신세계 3세 승계의 또다른 관전포인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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