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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부회장, 법원에 '탄원서' 낸 속내는

  • 2019.05.17(금) 16:54

대법원에 신격호·신영자·신동빈 선처 호소
업계, 롯데 경영 복귀를 위한 노림수 분석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또다시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업계에선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과의 화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실리를 챙기려 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에게 일본 롯데는 자신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경영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13일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 총수일가 경영비리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선처를 베풀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대법원에 제출한 A4 용지 3장 분량의 탄원서에는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 동생 신동빈 회장, 누나 신영자 전 이사장의 선처를 구하는 내용이 각각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은 탄원서에서 "아버지 신격호는 롯데그룹을 현재 국내 재계 5위 규모로 성장시켰고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 사회 발전에 기여해왔다"면서 "부정한 일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자세를 보이셨던 아버지가 부정한 일을 지시하셨음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께서는 올해로 백수(99세)를 맞이하신 고령의 몸으로 과거의 상세한 기억을 떠올려서 본인의 결백을 증명할 수 없으며 복역할 수 있는 건강 상태도 아니다"라면서 "평생 롯데와 한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아버지가 교도소가 아닌 가족들의 돌봄 가운데 그의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재판부의 관대한 판결을 부탁 드린다"라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의 탄원서에는 "동생 신동빈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재계서열 5위 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진솔하게 반성하고 있고 한국 경제와 사회를 위해 과거 이상으로 기여하겠다는 결의를 표명하고 있기에 무죄 또는 집행유예의 관대한 판결을 선고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또 "신동빈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지만 동생이 2018년 2월 1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지금 이대로라면 아버지가 일생을 바쳐 일군 롯데그룹이 무너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면서 "대립을 수습하고 보다 큰 대의를 위해 형제가 화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 총 네 차례에 걸쳐 신동빈 회장에게 화해를 하자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신영자 전 이사장에 대해선 "고령이 되신 아버지 신격호에게 오랜 세월 동안 효행을 실천하고 경제인으로서 한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해 온 훌륭한 누이"라며 "76세가 넘어 체력적으로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기에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과대한 판결을 부탁드린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의 잇단 화해 제스처에 대해 롯데그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신 전 부회장의 이번 탄원서 제출에 숨겨진 저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수장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자 신 회장과 화해를 통해 실리를 챙기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에게 편지를 보내 일봇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분리해 경영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신 회장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완패했다"면서 "결국 키는 신 회장이 쥐고 있는 만큼 대외적으로는 화해라는 명분을 들고 나왔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 롯데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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