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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체들 "신약만 수출? 천만에!"

  • 2019.09.05(목) 17:15

작년 의약품 수출실적 14.8% 증가…총 5조 원
올해 완제의약품 신규 수출 통해 글로벌화로 전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은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에 쏠려있다. 하지만 대형 제약기업과 중소 제약기업들은 신약 후보물질 뿐만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원료 및 완제의약품 수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도 대웅제약과 보령제약, 서울제약 등이 자체 개발 및 보유한 의약품을 미국과 남미 등 세계 각국에 선보이며 글로벌화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전체 의약품의 수출실적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14.8% 증가한 총 46억 7311만 달러(한화 5조 143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대형 및 중소 제약기업들은 다수 품목들을 해외로 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내고 있다.

◇ 대웅제약, 美서 보톡스 시장 공략

대웅제약은 지난 5월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를 출시했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규모는 약 80억 달러(한화 약 9조 2000억원)로 미국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나보타 성공은 출시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2600명의 성형외과 의사로 구성된 미국미용성형외과학회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출시만 하면 시장성은 보장된다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대웅제약의 지난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나보타의 미국 진출이 성공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대웅제약의 2분기 나보타의 수출액은 약 154억원에 달했다. 업계는 올해 나보타의 전체 수출액이 약 483억 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나보타에 대한 균주 출처 논쟁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는 메디톡스의 주장과 달리 국내 포자감정에서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판세는 대웅제약에 기우는 모양새다.

◇ 동아에스티, 슈가논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

동아에스티는 지난 4월 인도에서 인도 제약기업 알켐과 손을 잡고 당뇨병치료제 '슈가논(현지 제품명: 발레라)'을 발매했다. 동아에스티는 인도뿐만 아니라 브라질에서 슈가논의 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중남미 17개국에서도 허가를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 인도네시아 제약사 컴비파와 합작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PT 컴비파 동아 인도네시아'를 완공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이 공장은 연간 프리필드 주사제(사전 충전형 주사기) 47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만성 심부전 환자의 빈혈 치료제 '에포론'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류코스팀' 등 바이오의약품 원료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동아에스티는 내년 공장 가동에 앞서 완제의약품을 먼저 수출해 시장에서 제품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 보령제약, 수출국 늘려가는 '카나브패밀리'

보령제약은 대표 품목인 '카나브패밀리'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카나브'는 국내에서만 연간 처방액이 5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대형 품목이다. 이미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등에서도 출시한 바 있다.

단일제인 카나브 외에도 고지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합한 '투베로'와 고혈압 치료제제 '피마사르탄'과 '암로디핀'을 합해 혈압 조절 효과를 더욱 강화한 고혈압 복합제 '듀카브'도 보유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달 멕시코에서 아라코듀오(국내 제품명: 듀카브) 발매를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사진 제공=보령제약)

보령제약은 지난달 고혈압 치료제 '듀카브(현지 제품명: 아라코듀오)'를 멕시코에서 발매했다. 지난 2014년에는 카나브(현지 제품명: 아라코), 2016년에는 카나브 플러스(현지 제품명: 디아라코)를 출시한 바 있다. '듀카브'는 '카나브 패밀리'의 세 번째 제품이다.

보령제약은 내년부터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25개국에서 '듀카브'의 허가·판매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신풍제약,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로 해외 주목

신풍제약이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정'도 최근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피라맥스정은 신풍제약이 지난 2000년부터 약 1331억원을 투입해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다.

신풍제약은 지난 6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제약유통사인 코게자프(Cogezaf)사에 170만 유로(약 22억 6000만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3년이다. 지난해에는 케냐와 서아프리카 7개국, 나이지리아 등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피라맥스정은 열대열 말라리아 및 삼일열 말라리아 동시 치료가 가능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 복합제제로 만들어졌다. 이 의약품은 지난 2017년 8월 세계보건기구(WHO)의 필수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서울제약‧CMG제약,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수출

국내 제약업계의 개량신약 기술은 특히 발기부전치료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누르고 한미약품이 장악하고 있지만, 구강붕해필름(ODF) 기술을 접목한 중소 제약사들의 제품들도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제약과 CMG제약이 그 선봉에 있다.

서울제약의 실데나필 성분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는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허가를 받았다. 서울제약은 앞서 인도네시아 제약사 소호와 지난 2017년 6월 97억 원어치를 10년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서울제약과 CMG제약의 대표 구강붕해필름 발기부전치료제 '불티움'(왼쪽)과 '제대로필'(오른쪽).

또 지난 6월에는 카스피해 연안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의 '로그만 파마'사와 타다라필 성분의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불티움을 5년 동안 수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CMG제약도 지난 7월 중국 제약사 충칭 즈언과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제대로필 ODF' 수출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5년, 금액은 총 5525만달러(한화 약 650억원) 규모다.

◇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해외 진출에 '힘'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기를 띄면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올해 들어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와 현지 시장 진출 및 수출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진출 프로젝트 관련 해외 거점공관 및 해외 파견 정부기관 공동 협력·지원 등을 수행하기로 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의약품은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는 등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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