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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유통·식품가 '구독경제' 통할까

  • 2020.01.30(목) 11:25

빵부터 막걸리, 차(茶)까지…충성고객 모시기
안정된 매출 확보 긍정적…서비스 차별화 관건

최근 국내 유통·식품 업계에서 구독서비스를 선보이는 업체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빵이나 생리대, 차(茶), 막걸리, 칫솔 등 다양한 제품들을 '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구독 서비스는 충성 고객을 확보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에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매번 일일이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정기구독을 할 경우 대부분 할인된 가격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돈을 아낄 수도 있습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지난 2000년 250조원가량에서 지난 2016년 470조원까지 커졌다고 합니다. 올해의 경우 59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구독 경제 확대는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국내에서도 구독 서비스가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구독 서비스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월 정액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신세계 영등포점 식품관에 위치한 '메나쥬리 매장'에서 한 달에 5만원을 선 결제하면 매일 빵을 하나씩 받을 수 있습니다. 정기 구독을 한 뒤 매일 빵을 받을 경우 정가의 3분에 1 수준에 구매하는 셈이라고 합니다.

배상면주가도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열면서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10%의 할인가를 적용해주고요. 맛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제품을 교환해주는 품질 보증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고 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말 오설록 브랜드를 통해 정기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월 2만 9000원을 내면 매달 가장 마시기 좋은 차들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지난 2018년부터 정기배송 서비스를 해온 제주삼다수의 경우 최근 앱 주문이 1000만병을 돌파하는 등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밖에도 커피나 칫솔, 꽃 등 다양한 제품들이 구독 서비스 형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는 최근 소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나 1인 가구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는 대신 월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기업들이 이런 니즈에 맞춰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겁니다.

구독 서비스에도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요. 넷플릭스나 멜론 등 월 정액을 내고 미디어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이용형'이 구독 경제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생활 필수품을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형태인 '정기 배송형'이 있고요. 정수기나 안마의자, 비데 등 구매하기에는 부담되는 고가의 물품을 매월 비용을 내고 빌려 쓰는 '렌털형'도 구독 경제의 한 형태로 분류됩니다.

국내 유통 업체들이 내놓은 서비스들은 대체적으로 '정기 배송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구독 서비스는 저성장에 빠진 국내 유통 업체들에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또 사업 성공을 위한 요건은 무엇일까요.

배상면주가가 선보인 느린마을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 (사진=배상면주가 제공)

전문가들은 구독 경제가 유통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자칫 비용만 늘어나 되레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일단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자사 온라인몰 등에서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판매수수료 등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판매 물량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고 비용도 줄일 수 있겠죠. 유통업체의 경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같은 채널에서 다른 물품도 구매하는 '연계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고요.

그러나 차별화한 서비스 없이 무작정 뛰어들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지난 2016년 SK프래닛은 의류 구독 서비스인 '프로젝트 앤'을 선보였다가 수익성을 이유로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었는데요. 사업 시작 6개월 만에 회원 수가 1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늘면서 해지율이 빠르게 높아졌다고 합니다. 인기 있는 의류의 경우 예약이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기업 입장에서는 신제품을 계속 구입하느라 비용이 많이 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송용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런 실패 사례에 대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콘텐츠나 소프트웨어가 아닌 재화와 서비스의 경우에는 변동 비용 관리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무리하게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소비자들의 가성비 니즈를 맞춰주기 위해 기업이 무리한 비용 구조를 유지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점은 구독 경제의 맹점"이라면서 "소비자 만족 극대화와 기업의 수익성 극대화라는 위험한 외줄타기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기업만이 반복적 매출과 수익을 발생시키는 데에 성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유통·식품 업체들이 선보인 서비스의 경우 단순 정기 배송 형태가 많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고객의 선택을 대신해주는 큐레이션 등 서비스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나 1인 가구가 구독 경제에 기대하는 것은 물건을 구매하는 데 소요되는 노력을 아끼는 동시에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지속해 개발하고 다양한 제품 구성을 기획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황규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구독 기반 비즈니스는 소비자와의 관계가 직접적이고 장기적으로 유지되므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는 지속적인 제품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라면서 "업그레이드를 통한 고객 만족도 유지는 회원 이탈 방지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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