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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독감 백신 사태의 진짜 주범은

  • 2020.10.13(화) 17:29

한국백신‧신성약품 등 백신 제조 및 관리상 문제 속출
식약처, 의약품 제조‧관리 감시감독 역할부터 충실해야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 가장 골칫덩이였던 질병은 인플루엔자였습니다. 인플루엔자는 독감이라고도 불리지만 사실 감기와는 바이러스 종류가 다릅니다. 위험성도 인플루엔자가 훨씬 큽니다. 인플루엔자는 현재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감염률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만약 감염되더라도 초기 치료제만 잘 복용하면 별다른 문제없이 완치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폐렴, 중이염 등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위험한 질병으로 분류되는 이유죠. 그래서 정부는 바이러스에 취약한 임산부, 영유아, 65세 이상의 노인, 만성질환자 등은 반드시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유행할 경우 유사 증상으로 방역체계에 혼선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감염 시 고열과 폐렴 등 유사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힘들죠. 하지만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종류가 다릅니다. 인플루엔자 백신과 치료제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동시유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지난해까지 3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3가 백신을 무료 접종했습니다. 올해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과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 등 총 4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4가 백신을 무료접종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일반인 대상으로도 자발적인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백신의 품질 및 관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백신의 인플루엔자 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에서 백색입자가 확인되면서 총 61만 5000개가 회수 조치됐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자 7018명, 일반 유료접종자 1만794명 등 1만7812명이 접종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의약품유통업체인 신성약품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백신 제조가 아닌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올해 국가무료예방접종대상자는 1900만 명입니다. 신성약품이 올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따낸 물량은 1259만 1190도즈입니다. 이 중 500만 도즈가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성약품이 백신 유통 경험이 없다는 점입니다.

신성약품이 유통을 맡은 백신은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SK케미칼, 사노피파스퇴르, 한국백신, LG생명과학 등 7개사 제품입니다. 백신은 2~8도, 평균 5도를 유지하도록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상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도 있습니다.

이번 백신 품질‧관리 문제의 배경에는 보건당국의 책임이 큽니다. 한국백신은 유통상 문제가 아닌 제조 과정에서 백색입자가 발생한 만큼 정부가 제대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 백신 유통 경험이 없는 업체를 선정한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셉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백신이더라도 제대로 제조‧보관하지 않으면 변질되기 십상”이라며 “정부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감시 역할에는 소홀히 했던 것이 이번 백신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루엔자의 예방접종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막을 백신에 대한 품질관리가 허술하다면 돈을 주고 접종을 해도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내년이면 코로나19의 백신도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보건당국이 백신 제도‧관리에 대한 감시기능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겁니다.

보건당국의 역할은 의약품 제조‧관리에 대한 철저한 감시‧감독입니다.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에 앞서 의약품 규제기관으로서 감시감독 역할에 충실해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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