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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쇼핑업계, '바이오 사업' 진출…엇갈린 시선

  • 2020.10.28(수) 16:48

포스코‧카카오 이어 오리온‧인터파크 등도 바이오사업 진출
세계 바이오 시장규모 635조원 등 연평균 9.8% 성장 추세
SK‧삼성‧‧LG 등 성공 바통 이어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 기대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과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가 최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코로나19로 바이오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자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다. IT기업에 이어 제과와 쇼핑업계까지 바이오산업에 뛰어들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이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23일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계약을 체결했다. 오리온홀딩스와 루캉은 각각 65%, 35%의 지분을 투자해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가칭)’라는 합자법인을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 오리온홀딩스는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중국 진출을 위한 파트너 역할을 담당한다.

오리온홀딩스는 발병률이 높은 ‘암 중증질환’ 및 ‘전염성 질환’ 등을 조기 발견하는 ‘진단키트’를 중점 사업영역으로 선정했다. 초기 바이오 사업역량을 키운 이후 장기적으로 합성의약품, 신약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제과 시장을 넘어 160조 원 규모의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인터파크 자회사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도 같은 날 표적 및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인 비씨켐과 항암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도입료는 100억 원 규모로 개발 단계에 따라 분할 지급할 예정이다.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가 도입하는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의 치료 기전은 전 세계에서 아직 승인된 약물이 없는 신규 기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터파크는 부설 인터파크바이오융합연구소를 모체로 지난 7월 31일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를 설립했다. 이번 기술도입은 회사 설립 후 첫 계약이다.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는 비임상 시험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내년 말에는 선진국에서 임상시험을 개시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인터파크 자회사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는 지난23일 표적‧면역 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 비씨켐과 항암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제과시장 규모는 3년째 3조 원대에서 정체돼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지만 인터파크는 오히려 지난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항공기‧숙소 등 여행과 티켓 사업이 부진했고 네이버와 쿠팡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났다.

결국 차세대 먹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이오산업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2013년 330조 원(2620억 달러)에서 2020년 635조 원(6296억 달러)으로 연평균 9.8%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바이오산업에 진출하려는 이유다.

다른 업계에서 바이오산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카카오는 최근 미래전략추진실 사업개발 스태프 모집에서 바이오 및 생명공학 전공자를 우대한다고 공고했다. 미래전략추진실은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사업부다. 카카오도 바이오·헬스케어 부문 인재를 영입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포스코가 바이오진단을 시작으로 의료기기, 신약, 유전체, 뇌과학 등 사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에는 바이오 분야의 신성장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벤처투자조합 ‘IMP’ 1호 펀드를 조성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업계의 바이오산업 진출에 대해 우려와 기대감이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제약바이오산업에 진출했던 타 업계의 사례를 살펴보면 실패와 성공 사례가 극명히 갈려서다. 과거 롯데제과에 합병된 롯데제약, 한독에 인수된 아모레퍼시픽의 태평양제약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CJ그룹은 제약사업을 시작한 지 34년만에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를 매각하며 발을 뺐다.

반면 SK, 삼성, LG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은 바이오시밀러, 신약 개발에 성공하며 굵직한 성과를 냈다. 글로벌 진출에도 성공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오랜 기간 투자가 필요하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임상1‧2‧3상을 거쳐 허가,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 년에서 수십 년까지 소요된다. 전문성을 동반한 노력, 인내와 끈기는 필수다. 타 업계의 업체들이 야심차게 진출했다가 발을 뺀 이유다. 이를 극복해내면 업계를 이끄는 스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영역이 많은 만큼 여타 업계의 대기업들이 많이 도전할수록 그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단순 기업의 성장을 넘어 전체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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