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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에 꽂힌 대상, M&A 이어 '실험' 나섰다

  • 2021.11.08(월) 14:38

축산물 가공·유통업체 잇따라 인수
'고기나우' 서비스 론칭…B2C 포석
축산사업 강화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대상그룹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축산업'을 꼽았다. 최근 잇따라 축산물 도매업체들을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는 축산물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실험에 착수했다. 축산물 B2B 사업 확대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B2C 시장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는 최근 수입육류 가공·판매 업체인 혜성프로비젼과 크리스탈팜스를 인수했다. 두 업체의 지분 70%를 인수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각각 490억원, 385억원 등 총 875억원이다. 

대상그룹은 지난 2019년 축산물 도매업체 디에스앤을 인수한 바 있다. 디에스앤은 지난 9월 '대상네트웍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상네트웍스는 대상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실적이 좋아지면서 현재는 안정화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대상그룹이 이번에 인수한 혜성프로비젼과 크리스탈팜스의 실적도 좋은 편이다. 혜성프로비젼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01% 증가한 2007억원, 영업이익은 161% 늘어난 107억원을 기록했다.. 크리스탈팜스의 작년 매출액은 1038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2.9%, 59% 증가했다.

따라서 대상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대상네트웍스와 함께 육류 가공 및 유통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대상그룹이 이처럼 축산물 가공·유통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호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그룹은 현재 다양한 종류의 HMR을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제품 개발 및 생산력은 안정화돼있다. 여기에 축산물 가공·유통업체를 사업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다면 원료부터 가공까지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다. 더불어 향후 축산물 카테고리만으로도 B2C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대상네트웍스의 '고기나우' 서비스 / 사진제공=대상네트웍스

실제로 대상그룹은 이미 축산물 B2C 사업 확장을 위한 실험에 돌입했다. 대상네트웍스는 동네 정육점의 신선한 고기를 한 시간 내로 받을 수 있는 정육 O2O 플랫폼 ‘고기나우’를 서울시 강남구, 송파구, 성동구 등 총 3개 구에서 시범 운영키로 했다. 내년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기나우는 소비자가 앱을 통해 등록 거주지로부터 반경 3㎞ 이내의 다양한 정육점을 직접 비교하고, 주문,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일반 정육점은 물론 특수부위 전문점이나 웻에이징(wet-aging) 전문점 같은 특색 있는 정육점도 가능하다.

고기나우는 각 정육점 점주가 직접 고기의 사진을 찍어 등록한다. 소비자는 눈으로 고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주문 시 원하는 고기의 용도나 중량, 두께 등도 상세히 요청할 수 있다. 고기에 칼집을 내거나 비계가 적은 부위로 달라는 등의 요청도 가능하다.

주문 후 한 시간 내로 바로 배송된다. 고기가 필요한 시점에 맞춰 배송 일자와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육점에서 구매하는 것처럼 고기의 중량을 달아 정확히 무게만큼만 금액을 결제한다. 측정한 가격과 중량은 카카오톡으로 전송된다.

이는 결국 대상그룹이 축산물 가공·유통 사업을 B2B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B2C 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가공식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축산물로까지 확대할 수 있는 일종의 전략적인 접근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고기나우 서비스는 동네 정육점들에 기반한 것인 만큼 축산물 업체들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라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현재는 시범사업에 불과하지만 최근에 대상이 축산업 쪽으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축산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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