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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에 편의점 주문까지'…'대세'된 와인 시장 미래는

  • 2021.12.07(화) 06:50

홈술·혼술 트렌드 타고 고속 성장
유통채널 확대 등 공격 마케팅 영향
시장성장 지속…수입산 장악 한계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퇴근 후 와인 한 잔'이 일상이 됐다. 와인이 과거 수입 맥주가 지배했던 가정용 주류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젊은 층의 홈술·혼술 트렌드 확대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혼자서 간단히, 다양한 주류를 즐기려는 이들의 니즈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와인 시장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는 와인을 이미 주력 상품으로 낙점했다. 편의점에서는 와인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현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오더'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와인 전문 구독 서비스와 이커머스 플랫폼도 성장 중이다. 더불어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 '질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다만 수입산이 장악한 국내 와인 산업의 경쟁력은 과제로 꼽힌다.

'역대급 대목' 맞은 와인 시장

와인 시장 성장세는 매섭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 금액은 3억3000만 달러(약 3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9% 늘었다. 올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 8월까지 와인 수입 금액은 3억7045만달러(약 4381억원)로 이미 지난해 전체 기록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소매시장 기준으로 1조원 규모를 넘어설 수 있을 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주력 판매 창구로 떠오른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출 성장이 두드러졌다. 올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3% 뛰었다. 롯데마트가 가장 높은 63.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각각 31.6%, 11.3%의 고성장률을 달성했다. 편의점에서는 ‘와인 열풍’이 불었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의 와인 매출은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늘었다.

와인 전문 유통업체들도 ‘대목’을 맞았다. 와인 유통업계 1위 신세계L&B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5.6% 늘어난 1454억원이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활용하고, 자체 매장인 '와인앤모어' 등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업계 2위 금양인터내셔날의 매출은 같은 기간 37.5% 성장한 917억원이었다. 아영FBC·나라셀라·레뱅드메일 등 중견급 업체들의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다양성' 높은 시장…"과거와 다르다"

와인 시장의 성장세 자체는 특별한 일은 아니다. 국내 와인 시장은 1987년 수입 허용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대에는 고급 주류로 대접받으면서 연평균 10% 이상 커지기도 했다. 2016년 김영란법 제정 이후에는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규모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2년간의 성장은 다양성이 두드러져 주목받고 있다. 과거 시장이 초고가 제품 위주였던 것과 달리 중저가 제품 수요가 탄탄해졌다. 중장년층 위주였던 소비층도 젊은 층까지 확대됐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 이후 '홈술·혼술' 문화가 확산되며 와인이 수혜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1년 대국민 음주인식조사' 결과 소비자 57.3%가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정 시장의 주류 소비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계 소비는 2.3% 줄었지만, 주류 구매 금액은 13.7% 늘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와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전 0.6% 수준이었던 와인 선호도는 코로나19 이후 18.4%까지 올랐다. 특히 젊은 계층의 와인 선호가 두드러졌다.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올해 20~30대 소비자의 와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50% 이상 올랐다. 주력 제품은 5000원대 초저가 또는 2만~3만원대 '가성비 와인'이었다. 와인이 과시용 고가 주류를 넘어 젊은 층의 자기만족을 위한 제품으로 자리잡은 것을 엿볼 수 있는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됐고,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취하기보다 즐기는 음주 문화가 자리잡았다. 때마침 대형마트·편의점이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시장에 출시했다"며 "이를 통해 과거 와인을 사치품으로 여기던 젊은 소비자들이 와인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 밝지만…'산업 경쟁력'이 과제

와인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와인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서다. 이마트는 일찍이 주류 매장을 전문점 형태의 '와인&리큐어'로 리뉴얼했다. 롯데마트의 행보는 더 공격적이다. 롯데마트는 와인 전담조직 '프로젝트W'를 설치하고, 잠실점 1층 면적의 70%를 대형 와인숍 '보틀벙커'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편의점은 스마트오더용 상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매장 면적의 한계를 온라인으로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시장도 성숙해지고 있다. 아직 중저가 제품이 주력이지만 고가 제품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5만원 이상 와인의 매출은 55% 올랐다. 전체 와인 매출 성장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가성비 제품으로 와인에 '입문'한 젊은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와인 구독 서비스 '퍼플독'과 이커머스 플랫폼 '렛츠와인' 등 새로운 유통 경로도 등장하고 있다. 향후 시장의 '질적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와인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마트24

다만 국내 와인 '산업'의 경쟁력은 과제로 꼽힌다. 국내 와인 시장은 수입산 와인이 장악하고 있다. 일부 지역 소규모 양조장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 내 비중은 높지 않다. 유통사도 해외 제품 수입에 집중하고 있다.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의 온라인 유통이 금지돼 있어 스스로 판로를 확장하기도 어렵다. 시장 성장을 산업 성장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는 제품이 나타나는 등 국내 와인 제조사들의 역량도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유통 경로가 없고 규제가 많아 산업 성장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성장과 함께 국내 와인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고민해야 한다. 유통업체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 등이 모두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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