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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상륙 무탠다드, '온오프 공략의 진수란 이런 것'

  • 2022.07.01(금) 11:04

1일,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공식 오픈
"온·오프라인 통합, 체험형 매장 강조"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오프라인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홍대에 이어 강남에 두 번째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강남은 홍대보다 훨씬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는 상권이다. 이를 겨냥해 강남점을 브랜드 소비자층을 확대할 전략적 요충지로 만들겠단 구상이다.

이번 매장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에 주력했다. 무신사는 이미 패션 플랫폼에서 우월한 입지를 가졌다. 이들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면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일각에선 무신사가 내년 증시 입성을 앞두고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왜 '강남'으로 갔을까

1일 '무신사 스탠다드'가 강남에 두 번째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 2017년 무신사가 론칭한 자체 브랜드(PB) 브랜드다. 주요 제품 가격은 10만원 안팎으로, 기본 패션 아이템을 주로 전개한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로고 대신 소재나 핏 같은 표준(스탠다드)에 집중한 게 특징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내부 모습. 강남점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아이리시 그린' 제품이 눈에 띈다.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이번 매장의 영업면적은 지상 1층부터 지하 2층까지 총 976㎡(약 287평) 규모다. 앞서 지난해 5월 선보인 홍대점(약 850㎡)보다 약간 크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9호선 신논현역 중간 지점에 위치했다. 바로 근처에 자라, 스파오 등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다.

홍대점의 타깃 소비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였다. 무신사 스토어 이용 경험이 있는 기존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번 강남점의 목표는 타깃 소비자층 확대다.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상권을 활용해 브랜드 소비자층을 넓히겠단 목표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가보니

정식 개점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오전,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을 찾았다. 매장에 들어서자 대형 미디어 월이 시선을 압도했다. 미디어 월엔 무신사가 만든 가상인간(버추얼 휴먼) '무아인'이 등장했다. 가로 길이 24m에 달하는 지하 1층의 미디어 월도 눈길을 끌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브랜드의 ‘확장성’을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대형 미디어 월. 지상 1층과 지하 1층의 미디어 월 크기를 모두 합하면 34m에 달한다.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홍대점과 마찬가지로 강남점도 남성 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매장 1층과 지하 1층을 모두 남성 전용 공간으로 꾸몄다. 지하 2층엔 여성 제품을 포함해 유아동 '키즈 라인', 친환경 '그린 라인' 등으로 채웠다. 키즈 라인은 무신사 스탠다드가 올 초 론칭한 유아동 브랜드다. 패밀리룩을 연출할 수 있는 기본 아이템이 많아 아이를 둔 부모를 공략하기 좋아 보였다. 타깃 소비자층을 넓히겠단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었다.

플래그십 매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살펴보니 매장 내 제품엔 QR코드가 붙어있었다. 이를 스캔했더니 무신사 모바일 앱이 자동 연결됐다. 계산을 위해 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스마트폰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반대도 가능하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매장에서 픽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업시간 이후엔 매장 밖에 설치된 '픽업락커'에서 제품을 받으면 된다.

라이브 피팅룸에선 원하는 컬러로 배경을 조절하고, 'LG 스탠바이미'를 통해 숏폼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다.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체험형 콘텐츠에도 중점을 뒀다. '라이브 피팅룸'이 대표적이다. 피팅룸을 단순히 옷을 갈아입는 곳이 아닌, 자신의 스타일링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피팅룸은 여러 명이 들어가도 될 정도로 꽤 넓었다. 색조명을 마음대로 조절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휴대폰 화면을 미러링하고, 숏폼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LG전자의 'LG 스탠바이미'도 설치돼 있었다. 평소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인증샷'을 찍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패션 플랫폼에 부는 '오프라인' 바람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무신사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총금액인 거래액(GMV)의 경우 지난해 2조원를 돌파했다. 국내 패션 플랫폼 중 GMV 2조를 돌파한 것은 무신사가 처음이다. 무신사 스토어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순 이용자는 400만명을 기록했다.

다만 패션업계는 아직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높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입어보려는 소비자가 많다. 또 주 소비층이 2030 남성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무신사의 약점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매장이 많아지면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수 있다. 무신사가 오프라인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여기에 플래그십 매장은 PB 브랜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매장이다. 패션 업체는 보통 PB 브랜드를 자체 플랫폼에서 전개할 때 마진율이 가장 높다. 원가율을 개선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PB 브랜드 제품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록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PB 브랜드 제품을 포함, 무신사가 재고 관리를 직접 하는 제품 매출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중이다. 지난 2019년 33억원에서 2020년 831억원, 지난해 971억원으로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으로 PB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무신사가 증시 입성을 앞두고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한다. 무신사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플랫폼도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오프라인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면서 "고객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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