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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단백질' 큰 장 섰다…CJ·신세계, 다른 공략법

  • 2022.08.01(월) 07:00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식물성 단백질' 경쟁 
CJ제일제당 '정공법' VS 신세계푸드 '틈새 공략'
"파이 키우기"…시장 선점 치열한 경쟁 예고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CJ제일제당과 신세계푸드가 나란히 '식물성 단백질'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목표도 같다. 대체육 혹은 대안육 이외의 식물성 식품 개발 선언도 마찬가지다.

다만 시장 공략법은 다르다. CJ제일제당은 '정공법'을, 신세계푸드는 '틈새 공략'을 택했다. 이들의 경쟁으로 국내 식물성 단백질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상품이 다양화는 물론 대체육 품질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누가 왕좌를 차지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공법' 택한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대체육을 음식에 활용해 판매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일단 대체육 활용 상품군을 늘려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대체육 시장은 아직 대중에게 낯설다. 대체육은 여전히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 수요를 늘리겠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생각이다. 미국의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CJ제일제당 식물성 만두 /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입장에서 정공법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CJ제일제당은 B2C 식품 사업에 노하우가 많다. 비비고 등 다양한 식품 브랜드를 성공시켰다. 그래서 대체육 제품도 B2C에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했다. 가장 먼저 출시한 것도 식물성 만두와 김치였다. 이달에는 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을 출시했다. 성과도 나쁘지 않다. 특히 왕교자의 경우 출시 후 6개월 만에 미국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국이 늘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 인지도가 높다. 비비고는 미국 시장에서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B2C 유통망도 가지고 있다. 2019년에는 미국 냉동식품 업체인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사실 CJ제일제당은 대체육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식물성 식품'으로 범위를 넓혀 부르고 있다. 대체육으로 자사 상품을 한정 짓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틈새' 공략 나선 신세계푸드

반면 신세계푸드는 이들과 비슷한 제품으로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후발 주자인만큼 차별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흔히 쓰이는 대체육이 아닌 '대안육'으로 이름 지었다. 신세계푸드는 CJ제일제당과 달리 국내외 B2C 인프라가 부족하다. 하지만 B2B 시장은 다르다.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스타벅스 등 '호레카'(호텔·레스토랑·카페)를 대상으로 대안육 B2B 사업을 진행해 왔다. B2B로 시작해 B2C로 영역을 넓혀가는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 

신세계푸드의 신제품 런천 캔햄 /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상품은 기본적으로 B2B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했다. 첫 상품은 돼지고기를 활용한 콜드컷(슬라이스햄) 제품이었다. 회사 단체 급식, 호텔과 카페 등에 납품하며 가능성을 봤다. 이후 신제품으로 일종의 스팸인 '런천 캔햄'을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B2B 납품 가능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잡을 수 있다. 일종의 '틈새'를 공략한 셈이다. 가공육의 상징인 캔햄을 식물성으로 만들었다는 차별성도 누릴 수 있다. 

신세계푸드의 글로벌 사업도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당장 B2C 기업과 경쟁하기보다 B2B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캔햄 등 상품 라인업도 갖췄다. 단체 급식은 물론 프랜차이즈에서의 수요를 노려볼 수도 있다. 미국 스타벅스에 대안육을 납품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미국에 설립한 대안육 자회사 '베러푸즈'에 400만달러(약 53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파이 키우자"

업계는 이들의 경쟁이 국내 대체육 시장의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국내 대체육 시장은 기존 육류 시장에 비해 미미한 규모다.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최근 환경보호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다. 하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여전히 초기 단계다. 국내에서 대체육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것이 이유다. 제품도 외국산에 한정돼있던데다, 판매 채널도 다양하지 않았다. 

CJ제일제당과 신세계푸드의 경쟁은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경쟁에는 상품 확대와 품질 연구·개발이 필수다. 선두 업체가 사업성을 증명하기 시작하면 다른 경쟁사들도 뛰어든다. 대체육이라는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가 창출될 수 있다.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다. 내연 자동차가 주류인 시장에서 전기 자동차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CJ제일제당과 신세계푸드가 노리는 것도 이 부분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미 국내에서도 현대그린푸드, 풀무원, 농심 등이 식물성 식품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자가 더 많다. 임파서블 푸드, 비욘드 미트와 더불어 다양한 푸드 스타트업이 있다. 글로벌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5조8000억원대인 전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23년 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장은 아직 200억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치소비'가 대두되면서 국내에서도 대안육이 조명 받기 시작했다"며 "내수가 감소세인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국내외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만큼 품질과 가격도 크게 올라갈 것"이라면서 "시장 파이가 커진다는 점에서 CJ제일제당과 신세계푸드의 경쟁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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