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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부터 참치액까지"…'액상 조미료' 판 깔렸다

  • 2022.08.23(화) 06:30

4세대 액상 조미료 시장 확대
사용 간편해 2030 중심으로 인기
매출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주요 액상 조미료 브랜드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미원과 다시다가 점령해 왔던 주방 풍경이 바뀌고 있다. 그간 '이색 조미료' 취급을 받던 액상 조미료가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면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홈쿡' 트렌드를 따라 주방 앞에 서는 2030이 늘어나며 생긴 변화다. 
'참치액'이 핫하다는데

최근 조미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군은 '참치액'이다. 참치액은 훈연 가다랑어 농축액에 다시마와 무 등을 섞어 국물요리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액상 조미료다. 물에 섞어 간편하게 육수를 만들 수 있다. 무침이나 볶음 요리 등에도 요리 후 마무리로 넣어 간을 맞추는 등 간장이나 소금 대용으로도 사용하기 좋다.

국내 참치액 시장의 문을 연 곳은 한라식품이다. 1999년 국내 최초로 참치액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엔 매출 150억원을 올렸다. 한라식품이 독주하던 참치액 시장은 최근 몇 년새 대상 청정원, 사조대림 등이 뛰어들며 격전지로 변했다. 올해에는 CJ제일제당과 동원F&B도 참치액 제품을 내놨다. 경쟁자가 늘며 전체 시장 규모도 500억원대로 커졌다.

참치액과 함께 액상 조미료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샘표식품의 '연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두는 지난 2012년 리뉴얼 출시 후 중독적인 CM송과 '콩 발효 에센스'라는 차별화된 포지션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MSG의 유해성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자연친화적인 콘셉트를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트렌드인 '비건' 흐름까지 탔다. 쇠고기맛, 해물맛 등을 내세운 다른 조미료들과 달리 순 식물성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통했다. 연두는 현재 미국, 스페인, 영국 등 50개국 이상에 수출되고 있다. 연두의 성과에 힘입어 올 상반기 샘표식품의 비(非) 장류 매출은 전체의 50.6%(1005억원)을 차지했다. 샘표식품의 비 장류 매출이 장류 매출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액상 조미료'란

식품업계에서는 국내 조미료 제품을 4개 세대로 구분하고 있다. 1세대 조미료는 사탕수수 등을 발효해 MSG를 추출한 조미료다. 전체 성분의 95% 이상이 MSG로 이뤄져 있어 아주 적은 양으로도 감칠맛을 낼 수 있다. 대상의 '미원'이 대표적인 1세대 조미료다.

2세대 조미료는 CJ제일제당의 '다시다'가 꼽힌다. 순수한 MSG에 가까운 1세대 조미료와 달리 쇠고기나 해물 등 원물의 맛을 더해 보다 한국적인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 사진제공=한라식품

2000년대 들어 MSG의 유해성 논란이 거세지면서 식품업계는 쇠고기와 각종 해물, 채소 등의 원물을 직접 갈아 넣은 3세대 조미료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CJ제일제당의 '산들애'와 대상 청정원의 '맛선생' 등은 고가임에도 불구 '자연의 맛'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2세대 조미료에 비해 맛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완전한 세대 교체를 이루지는 못했다.

액상 조미료는 이를 잇는 '4세대 조미료'다. 샘표식품의 연두와 한라식품으로 대표되는 참치액이 대표적이다. 액상형 제품의 특성상 양 조절이나 보관 등에서 분말형보다 편리하다. 3세대 조미료가 갖고 있던 '프리미엄' 콘셉트까지 유지하면서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액상 조미료' 인기 비결은

참치액을 비롯한 액상 조미료가 인기인 것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있다.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는 2030세대의 외식 수요를 모두 집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유튜브와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따라할 수 있는 요리 컨텐츠가 급증했다. 그동안 요리에 관심이 없던 2030세대가 주방 앞에 서게 됐다. 요리의 종류에 구분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액상 조미료의 인기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대상의 지난해 액상 조미료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2년 새 3.7배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참치액도 지난 4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매출 40억원, 누적 판매량 10만병을 돌파했다. 코로나19와 홈쿡 트렌드로 늘어난 수요가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액상 조미료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며 "아직 다시다 등 분말 조미료에 비해 매출 비중이 높진 않지만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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