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계열의 샤니 공장에서 또 근로자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10월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건 이후 허영인 회장이 "뼈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하겠다고 허리를 숙인 지 10개월 만에 또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8일 SPC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40분경 성남에 위치한 샤니 공장에서 근무하던 50대 직원이 작업 도중 이동식 리프트와 설비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응급조치 이후 119 신고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호흡은 돌아온 상태로 병원에서 수술 준비 중이다. 사고 직후 전 생산 라인은 가동 중단됐다.
샤니는 양산빵 등을 제조하는 생산법인이다. 작년 기준 지분구조를 보면 △허영인 회장 등 특수관계자 69.86% △파리크라상 9.8% 등이다. SPC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이 지분 일부를 갖고 있지만,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권을 쥔 관계사에 가깝다. 작년 샤니의 매출은 2787억원, 영업이익 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4%에 머물렀다.
샤니의 끼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0월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됐고, 지난달엔 5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끼어 골절됐다.
그룹사로 넓히면 사망 사고도 있었다. 작년 10월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23세 근로자는 끼임 자동 방호장치(인터록)가 설치되지 않은 소스 혼합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졌다. SPL은 파리크라상이 지분 100%를 보유한 냉동 생지류 생산 계열사다.
이 사고 이후 허 회장은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일이다. 중요한 가치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인간 존중과 배려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SPC 안전경영위원회'가 출범했다. SPC그룹 전 계열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 등에 대해 감독·권고하는 독립 위원회였다. △연세대 총장 출신 정갑영 위원장 △부장판사를 지낸 조현욱 위원 △부산고용노동청 청장을 지낸 정지원 위원 △인하대 환경안전융합대학원 교수인 천영우 위원 등이 외부인사로 위원회에 참여했다.
작년 11월 SPC안전경영위원회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샤니 성남 공장 등을 포함해 SPL, 파리크라상 성남 공장 등을 점검했지만 사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SPC그룹은 작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약 6개월간 안전장비 도입과 시설 보수, 작업환경 개선 등 안전보건 분야에 약 165억 원을 투자했다. '안전경영 추진 로드맵'에 따라 올해 말까지 총 45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측은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동료 작업자가 확인을 안하고 버튼을 눌러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같은 작업 공간에 있던 동료들과 함께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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