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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콩줄기를 따라가니 '딥티크' 세상이 열렸다

  • 2025.04.24(목) 07:00

신세계인터, 성수에 부티크 매장 오픈
독특한 공간…'잭과 콩나무'서 영감
경험·차별화 중점…핫플레이스 부상

'딥티크 성수 부티크' 외부 전경./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향기에 취하네"

비대면 소비 시대다. 그럼에도 온라인으로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게 있다. 바로 '향수'다. 같은 향일지라도 사람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취향이 확실한 제품이다. 직접 맡아보지 않는 이상 어떤 향인지 가늠이 안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때문에 향수는 시향할 수 있는 매장이 필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香)'을 찾아갈 수 있는 매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전개하고 있는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구매 고객의 80%가 2030세대인 만큼 젊은 층의 유입이 많은 성수동 연무장길을 새 거점으로 낙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딥티크 성수 부티크' 매장./사진=윤서영 기자 sy@

지난 21일 방문한 '딥티크 성수 부티크'는 외관에서부터 마치 '잭과 콩나무'를 연상시키는 듯한 콩줄기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선에 이끌려 들어선 매장 한 가운데에는 거대한 콩나무 오브제가 자리잡고 있었다. 어린 시절 상상만 했던 공간을 현실로 옮겨놓은 느낌이었다.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매장 내부는 인파로 북적였다. 단순히 제품 판매에 국한된 것이 아닌 차별성 있는 매장에서 향수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요인이 됐다. 백화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들을 시향할 수 있다는 부분도 강점으로 꼽힌다.없는 게 없다

딥티크의 상징이 되는 매장인 만큼 전 제품이 한 데 모였다. 향수와 함께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클래식 캔들'은 매장 한 벽을 채우고 있었고, 세계 주요 도시의 분위기를 향으로 표현한 '시티 캔들'은 입구 전면에 배치됐다. 가장 궁금했던 서울 캔들에서는 흔히 차로 즐겨 마시는 히비스커스 향이 물씬 풍겼다. 향을 맡았을 때 가장 먼저 무궁화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프리미엄 향수 라인인 '레 제썽스 드 딥티크'도 눈에 띄었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시향이 가능한 제품이다. 가격이 4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다. 다만 대중적이지 않은 향을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이 중에서도 '부아 꼬르세' 제품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커피 향이 느껴졌다.

'레 제썽스 드 딥티크' 제품 라인업./사진=윤서영 기자 sy@

지속 가능한 제품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레 몽드 드 딥티크' 캔들, 장난감 오뚝이에서 영감을 받은 '오씨레이팅 디퓨저 베이'가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딥티크 제품 중 유일하게 리필을 통한 재사용이 가능했다.

매장 내부의 디테일 역시 놓치지 않았다. 깔끔한 외관을 위해 전선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일반적인 매장들이다. 그러나 딥티크 성수는 테이블 아래를 과감히 오픈했다. 콩줄기가 매장 전체를 잇고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나만의 개성'을 향수로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매장에 반영하기 위한 취지도 있다.성수 불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성수 매장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두 번째로 선보이는 단독 매장임에도 1호점보다 찾는 발길이 많아서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22년 신사동 가로수길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당시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1000여 명에 그쳤다. 하지만 딥티크 성수 부티크 매장은 오픈 당일인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주중 방문객은 1500명, 주말에는 2500명에 달했다.

딥티크 시티 캔들./사진=윤서영 기자 sy@

그간 이 자리에서 꾸준히 팝업스토어를 열며 고객 수요도 확인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딥티크의 여름 썸머 팝업과 겨울 홀리데이 팝업을 모두 이곳에서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약 한 달간 운영한 홀리데이 팝업은 누적 방문객 수가 3만명을 넘어설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락인' 효과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일반적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에서 운영된다. 비싼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는 탓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브랜드를 각인시키기에는 좋은 선택지다.

딥티크 성수 부티크 매장에 전시된 향수./사진=윤서영 기자 sy@

향수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21년 7011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을 넘겼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독특한 공간으로 연출한 만큼 성수동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고객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딥티크만의 예술적 가치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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