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사임의사를 밝힌 지 하루만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 채용비리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나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검사 인력이나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경고했다.
13일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3일까지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사대상 기간은 2013년 1월부터 12월까지다. 그해는 최 원장이 하나금융 사장으로 재직했던 때로 최 원장은 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특별검사단을 꾸렸고 검사단장은 최성일 전략감독담당 부원장보가 맡았다. 향후 검사 결과는 감사에게만 보고하도록 하고 채용비리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감원장이 사임한 것은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거나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정한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감원장의 사임으로 공정한 조사 기반이 마련됐다"며 "2013년을 중심으로 하나금융의 채용비리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 검사 인력이나 기한을 제한두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이어 "이번을 계기로 채용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하겠다"며 "감독기관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원장 채용비리 정보를 하나금융이 흘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원장 채용비리 보도를 보면 내부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그렇다면 하나은행 경영진들이 제보된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추론"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정태 회장 3연임과 관련 당국의 경고를 받은 하나금융이 반격카드를 썼다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그런 시각이 있을수 있지만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