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보험은 그동안 가입연령이 높고 중증치매만 보장해 보험료가 높은데도 보장받기 어려웠지만 최근 가입연령을 늘리고 보장범위를 확대하는 등 보험가입 유인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치매발병률 증가와 함께 국민연금 보장금액 축소, 건강보험료 인상 등의 사회적 이슈가 맞물리면서 노후 건강보장에 대한 관심이 확대돼 치매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8월말 기준 국내 치매환자수는 약 76만3616명으로 전체 노인대비 유병률은 10.32%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인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환자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10%를 넘어선데 이어 2040년에는 현재 치매환자수의 약 2.5배인 196만명이 치매환자로 유병률이 11.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2050년에는 15.06%(271만명), 2060년에는 16.74%(295만명)로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치매보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중소형보험사인 흥국생명과 DB생명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영향으로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모든 보험사가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중소형사들이 종신보험 등 기존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자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흥국생명은 지난 7월 중증치매뿐 아니라 경도, 중등도 치매까지 보장하는 무해지환급형 '가족사랑치매간병보험'을 출시했다.
무해지환급형은 상품해지시 환급금이 없는 만큼 기존 상품 대비 보험료가 30% 가량 저렴해 치매보험은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또한 중증치매 뿐 아니라 보장범위를 세분화해 경도·중등도 등 치매초기 증상들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가입가능 연령도 기존 45~70세에서 40~70세로 늘렸다.
또 중증치매환자의 경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점에서 최대 2000만원의 진단금과 함께 매월 100만원씩 생활자금을 지급하는 특약도 내놨다. 최초 3년간 보증지급하고 이후 생존시 최대 15년까지 간병자금을 지급한다.
이에 맞서 DB생명이 이달들어 기존 상품을 개정해 흥국생명보다 보장을 확대한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에 불이 붙었다. DB생명은 가입나이를 30~75세로 확대하고 보험기간도 85세, 90세, 95세만기로 다양화해 선택권을 확대한 '간병비 평생받는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특히 중증치매에 따른 간병자금을 최대 종신까지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질세라 흥국생명도 이달 중순 상품경쟁력 제고를 위한 개정작업을 단행했다. 가입나이를 20세~75세로 확대하고 보험기간도 기존 90세만기에서 85세, 90세, 95세만기로 확대, 간병자금을 기존 15년에서 최대 종신까지 늘렸다.
이러한 보험사의 상품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넓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대형GA 관계자는 "이달들어 흥국생명과 DB생명 치매보험 실적만 25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그동안 고객들의 니즈가 높았지만 보장이 제한적이어서 가입유인이 낮았는데 보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치매보험이 판매가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종신보험과 손해보험사들의 보장성보험 판매는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이 획기적으로 늘면서 많이 판매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며 "자동차보험에 대한 보험사 할인경쟁이 치열해지며 전체적인 손해율이 올라가고 다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치매보장을 확대하고 간병비까지 모두 보장하는 것이 향후 손해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