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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오해받은 '한국GM 우선주'…왜?

  • 2019.03.11(월) 17:50

'상환-보통주전환 옵션' 밝혀지자 이면계약 의혹
산은 "이면계약 아냐..어떤 상황서도 비토권 확보"
"GM, 일부 우선주만 전환권 행사 가능"

작년 5월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우선주 매입 방식으로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지원했다. 동시에 한국GM 최대주주인 미국GM도 36억달러(기존 대출금 28억달러, 신규 자금 8억달러)를 우선주로 출자전환했다.

의결권없는 우선주 방식으로 신규 자금이 투입되면서 산업은행은 기존 지분율 17%를 유지해 한국GM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비토권을 지켜냈다.

한국GM 정상화 계약이 체결된지 10개월째인 이달 들어 일각에서 산은과 미국GM이 이면계약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GM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18년도 사업보고서'가 공개되면서다. 이 보고서엔 'GM Korea can call the preferred shares at their original issue price six years from the date of issuance and once called, the preferred shares can be converted into common shares of GM korea at option of the holder.'라는 문장이 담겼다.

번역하면 '한국GM은 우선주를 발행일로부터 6년 뒤에 발행가로 살 수 있고, 콜옵션을 행사하면 우선주는 주주의 선택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다'가 된다.

산은 등 정부는 지난해 출자전환된 주식이 '의결권없는 우선주'라고 발표했는데 이 우선주에 상환과 보통주 전환 옵션이 걸려 있는 것이 뒤늦게 공개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GM이 총 36억달러 규모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산은이 비토권을 지킬수 있는 '최소 지분율(15%)'이 무너진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 정통한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GM이 출자전환한 36억달러 전액 모두가 전환권이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보통주 전환비율 옵션도 있어 산은 지분율이 15% 아래로 떨어질 경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GM, 우선주 전환권 행사하면.."산은도 비토권 유지 가능"

이면계약 논란을 짚어보기 위해 작년 5월 공개된 한국GM 협상결과부터 보자.

미국GM 64억달러, 산은 7억5000만달러 등 총 71억5000만달러가 한국GM에 지원됐다. 미국GM이 지원하는 64억달러 중 36억달러(기존 대출금 28억달러, 신규 자금 8억달러)와 산은이 투자한 전액(7억5000만달러)는 우선주로 출자전환됐다. 우선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배당 등을 우선해 받을 수 있는 주식이다.

당시 정부는 산은과 미국GM이 출자전환한 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산은의 지분율 17%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GM 정관상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은 보통주 총수 85% 이상 찬성할 때 결의가 가능하다. 당시 GM의 '먹튀' 우려가 컸던 만큼 산은 입장에선 한국GM 지분율 15% 이상을 유지해 비토권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미국 GM 사업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정부가 발표한 '의결권 없는 우선주'가 사실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였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GM이 산은이 보유한 우선주를 되살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며 '이면계약'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면계약은 없고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더라도 비토권을 유지할 수 있는 지분율 15%는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약조건이 복잡하고 비밀유지 계약 때문에 지난해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GM이 발행한 우선주는 일반적인 상환전환우선주(RCPS)와는 옵션이 다르다"며 "한국GM은 6년뒤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GM과 산은에 '보통주로 전환할지 상환할지' 물어보고 미국GM과 산은은 전환 여부를 선택할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미국GM이 산은이 보유한 한국GM 우선주를 사서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최악의 경우에도 산은의 지분율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계약"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국GM이 출자전환한 36억달러 전액 모두가 전환권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선주 한주 당 보통주 몇주로 전환될지에 대한 전환비율 옵션도 있어 산은 지분율이 15% 아래로 떨어질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 설명을 정리하면 6년뒤 미국GM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한다면 산은도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비토권을 유지할 수 있는 지분율 17%를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 GM이 우선주 상환 요청하면..."쉽지않다"

한국GM이 옵션이 붙은 우선주를 발행한 이유는 뭘까.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상환하는 옵션이 붙은 우선주 발행을 처음 제안한 쪽은 미국GM이라고 한다. 산은은 현재 지분율을 유지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판단, 미국GM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GM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엑싯(exit) 방안으로 전환권과 상환권 옵션이 붙은 우선주 발행을 요청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악의 경우에도 산은 지분은 희석되지 않고 현재 지분율이 유지된다. 그래서 미국GM 측 요청을 받아 들였다"고 설명했다. 미국GM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탈출구'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6년뒤 미국GM이 우선주에 대해 보통주 전환이 아닌, 상환을 요구할 경우의 수도 있다. 미국GM은 출자한 우선주(36억달러) 중 상환권이 보장된 일부 주식에 대해 한국GM에 상환을 요구하게 되면 한국GM 입장에선 대규모 현금을 지급해야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때 한국GM이 경영정상화에 성공해 이익잉여금을 충분히 쌓아놓지 않은 이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미국GM이 현금으로 지급한 8억달러는 희망퇴직금으로, 산은이 지원한 7억5000만달러는 시설투자비용으로 모두 사용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미국GM의 결정을 보고 산은이 상환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계약"이라며 "만약 미국GM이 우선주에 대해 상환을 요청하면 그 때문에 한국GM이 경영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상환을 결정하긴 쉽지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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