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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지원'에 팔 걷어붙인 은행들

  • 2019.07.31(수) 16:19

혁신기업 지원 다양한 플랫폼 가동..그룹 차원 협의체도
"혁신기업 지원은 곧 미래 고객발굴 윈-윈"
창업 지원받은 기업, 일반 창업보다 초기 폐업률 낮아

창업을 지원하는 은행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정부가 가계 대출을 줄이고 기업으로 돈이 흘러가도록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는데 발맞추면서 혁신기업을 발굴해 향후 주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혁신금융추진위원회와 같은 조직을 갖추고 혁신기업 지원센터 운영, 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혁신 지원 조직·다양한 지원 플랫폼 가동

신한금융그룹은 오는 9월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주도로 '혁신성장 플랫폼'을 구축한다. 

'혁신성장 플랫폼'은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창업정보와 기업의 해외진출 절차를 안내한다. 벤처 관련 협회나 기관과의 링크도 협의 중에 있다. 신한 퓨처스랩과 신한 두드림스페이스의 취업·창업 지원 프로그램, 신한금융그룹의 대내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참여기업에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투자 유치를 지원한다.

창업기업들의 사업모델을 구체화하는 것을 돕는 창업 인큐베이션 역할을 하면서 규제 개선과 금융 애로사항을 제안하는 신문고도 만들 예정이다. 이 밖에도 스타트업에 대한 사무공간 대여, 학생 대상 창업교육 컨텐츠 제공 등도 플랫폼에 포함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국내 금융그룹으로는 최초로 14개 그룹사의 2000여명이 참여하는 '신한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신한금융은 이를 통해 향후 5년 간 모험자본 투자역량 업그레이드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창업·벤처·기술형 우수기업 여신지원 등 혁신성장 기업에 62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광주지역 소상공인 창업아카데미 연 모습. 사진/KB국민은행

KB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스타트업 'KB스타터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KB금융은 31일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와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페이팔·드롭박스 등 세계적인 스타트업을 육성한 액셀러레이터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30개국에 지사를 두고 300여개 대기업, 1100여개 스타트업과 제휴하고 있다. 지난해 222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협약에 따라 실리콘밸리의 파트너 자격으로 주요 업종별 핵심 스타트업 리스트를 공유받고, 업체 선정·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플러그앤플레이의 실리콘밸리 육성프로그램에 'KB스타터스'를 추천할 수 있다"며 "참여 스타트업은 글로벌 기업과 개방형 혁신 제휴를 통해 주요 벤처캐피탈의 투자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스타트업 기업뿐만 아니라 창업·벤처·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 'KB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하고 기업 성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의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2016년 9월부터 전국 12곳에 'KB 소호 컨설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본점에는 전문가가 상주해 'KB 소호 컨설팅 HUB'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및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2100건이 넘는 무료 경영–창업컨설팅을 제공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광주과학기술진흥원에서 KB국민은행과 광주신용보증재단이 함께하는 '소상공인 창업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소상공인 창업아카데미'는 예비창업자, 소상공인, 업종전환 희망자 등 창업 및 경영애로에 직면한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창업강좌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3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올해부터는 지방지역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인천지역에서 개최되는 창업아카데미와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KB 소호 멘토링스쿨(2기)'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며 "앞으로도 창업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도 그룹 차원의 창업, 벤처기업의 혁신금융 지원을 위해 지난 6월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했다. 혁신금융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혁신금융협의회 산하에 '기업여신시스템개선협의회'와 '창업벤처투자협의회' 2개의 분과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여신시스템개선협의회는 일괄담보제도 정착, 기술평가와 신용평가의 일원화 등 기업여신시스템 혁신·관련 대출 지원 확대를 담당하며 창업벤처투자협의회의 경우 직간접투자, 펀드조성 등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담당한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26일 지방은행 최초로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SUM(Start-Up Matching) 인큐베이터'를 개소했다.

썸 인큐베이터는 지역의 혁신기업들이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돕기 위해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창업기업 육성 플랫폼이다. 썸 인큐베이터에는 13개 부산 창업기업이 입주한다.

부산은행은 최종 선발된 기업 13곳을 대상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프로그램을 제공해 부산지역의 창업생태계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역경기 침체, 주력산업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역에 있는 스타트업 등이 잘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창업기업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윈-윈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방의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방 거점 창업육성플랫폼의 문을 열었다. 기업은행은 마포, 구로에 이어 지난 5월31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IBK창공(創工) 부산 1기' 개소식을 가졌다.

'IBK창공'은 창업기업이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투‧융자, 컨설팅, 사무공간 등의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창업육성플랫폼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한국 정착을 도와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IBK창공 부산'의 목표라고 기업은행 측은 전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5일 창업육성플랫폼 'IBK창공' 기업 중 홍콩 진출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홍콩투자청과 함께 'IBK창공 구로'에서 투자설명회와 간담회도 가졌다.

우리은행 소상공인 창업지원센터.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2016년부터 매년 6회에 걸처 '소상공인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해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 창업지원센터'는 예비창업자,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상권분석 및 점포입지 평가, 창업절차, 업종별 인허가 사항, 각종 금융상담 등 창업 전반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마케팅, 세무, 노무, 사업정리 등에 대해 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현업 종사로 방문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위해 방문컨설팅도 실시한다. 센터는 우리은행 종로4가금융센터에 있으며 성남 판교지역에도 지난 4월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디노랩(DinnoLab)'을 출범했다. 디지털전환이란 큰 흐름 속에 스타트업과 공존을 택했다. 빠르게 변하는 금융시장에 금융사가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은행의 얘기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및 KONE(코네, Korea Start-up Network)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ONE는 지난해 8월 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조직'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 기업을 회원으로 하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11년 개교 이후 총 2900여명의 청년CEO를 배출했다.

우리은행은 KONE 회원사에게 ▲청년창업 전용통장 및 카드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별출연 보증서 추천 ▲대출금리 및 환율 우대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역시 KONE 회원사에게 각종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릴 수 있도록 소상공인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센터를 확대해 예비창업자와 경영애로를 겪는 기존사업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창업 지원받은 기업, 폐업률 낮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창업지원을 추진하면서 창업이 늘고 있지만 폐업률도 높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기업 생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창업기업 수는 2013년 7만5574개에서 2017년 9만8330개로 지난 5년간 연평균 6.8%가 증가했다. 반면 국내 창업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8.5%(2016년 기준)로 조사됐다. 10곳 중 7곳이 5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통계는 창업 지원을 받은 기업의 5년 생존율이 일반 창업기업에 비해 크게 높다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창업 지원 기업의 5년 생존율이 2016년 기준 55.8%로 집계됐다. 일반 창업기업보다는 생존율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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