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핀테크 지원 예산이 확대되면서 핀테크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비해 개인정보 보안과 데이터 안전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 한국핀테크지원센터 등은 16일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핀테크산업 규모확대, 신용정보법 이후 정책방향, 증시상장 지원 방안 등 2020년 핀테크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금융위는 올해 핀테크 지원 예산을 지난해 101억원보다 2배가량 많은 194억8400만원으로 편성했다. 핀테크 육성을 통해 신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금융산업 경쟁을 통해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생각이다.
황인덕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사무국장은 "핀테크 생태계를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전체 예산 중 '테스트베드 운영 참여 지원' 항목에 많이 편성됐다"고 설명했다.
테스트베드 운영 참여 지원이 지난해 59억원에서 올해 94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핀테크기업의 테스트 비용과 보험료를 지원해 효과적인 테스트와 서비스의 상품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사업 항목에 없었던 '금융클라우드 지원'이 새로 생겼으며 34억원이 배정됐다. 금융클라우드 이용 지원을 통해 서비스의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마이데이터산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개정된 주요 내용은 '가명정보' 활용이다. 가명정보란 추가 정보의 사용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한 정보다. 가명정보를 통계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에 한해 개인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개인정보를 활용하려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거나 법적 근거에 따라 비식별 처리를 해야 했다.
데이터 결합으로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주영 금융위 금융데이터정책과장은 "많은 데이터를 결합하면 좋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데이터 전문기관을 정해서 익명성, 적정성에 맞게 활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안시설을 갖춘 국가가 지정한 전문기관을 통해서만 데이터 결합을 허용하겠다는 것.
그동안 진전없던 마이데이터산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카드사, 보험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번에 관리 가능하고 통합분석이 가능한 서비스다. 다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박주영 과장은 "마이데이터를 어디까지 허가할 것인가 등 더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3월쯤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시 자본금만 있고 매출이 없어도 선정될 수 있는지 질문도 나왔다. 정선인 금융위 규제샌드박스 과장은 "자격을 갖췄는지 확인하고 인적, 물적 재무적 요건을 고려하기 때문에 매출이 없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 참여한 핀테크기업 한 관계자는 "지난 9일 데이터3법이 통과돼 이제 분주히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정책 방향에 대해 모호하고 원론적인 대답만 들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