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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약계좌 논란]금리 공시, 막판까지 뜸들이는 이유

  • 2023.06.13(화) 07:25

금융위 "우대금리 항목 비현실적" 지적
기본금리 더 높여야…금융권과 협의 필요

청년도약계좌가 모습을 드러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제시한 금리 수준이 못마땅하다. 반대로 은행은 당국이 원하는 6%대의 금리가 부담스럽다. 일자리 찾기도 어렵고 경기 위축에 힘겨운 청년들에게 '5년 5000만원'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청년도약계좌의 논란이 되는 부분을 살펴본다. [편집자]

'청년도약계좌 최종 공시 12일→14일로 변경'

청년도약계좌 금리 공시가 갈팡질팡이다. 1차 공시 때도 시간이 한참 늦어지더니 최종 공시 역시 일정이 이틀 미뤄졌다.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지만 은행들이 취급·운영하는 만큼 핵심은 역시 금리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가 못마땅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최대한 당국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부담을 최소화하는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결국 금리 공시 혼선이라는 결과를 야기한 셈이다.

도토리 키맞춘 금리…우대금리 요건 까다로워

금융위원회는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앞두고 두 차례 금리를 공시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도약계좌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취급 은행들에게 높은 금리를 책정할 것을 요구했다. ▷관련기사: "청년도약계좌는 사회적 책임" 금리경쟁 유도한 김소영(5월31일)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1차 금리 공시가 계획됐던 지난 8일, 당초 오전 10시에 공시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오후 5시로 미뤄졌다. 이마저도 우대금리 항목 등에 혼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은행들의 1차 공시 확인 결과 금리 수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훈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금리를 (취급 은행들의)자율로 책정하도록 했는데 공시 직전에 받아보니 우대금리가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고 달성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확인했다"며 "우대금리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느낌이 있어 공시 항목을 우대금리까지 할지 고민하다 늦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1차 금리 공시를 보면 기본금리는 IBK기업은행만 4.5%, 그 외 은행은 모두 3.5%를 제시했다. 소득에 따른 우대금리는 0.5%로 동일하다. 은행별 우대금리가 1.5~2% 선에서 형성돼 최종적으로는 6% 안팎의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만 금융당국 요구를 적극 반영해 가장 높은 6.5%(기본금리+소득 우대금리+은행별 우대금리)의 금리를 책정했다.

금융위가 지적하는 부분은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기본금리가 낮고 우대금리를 높게 책정했다는 점이다. 특히 가입자들이 충족하기 어려운 우대금리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별 우대금리 항목을 보면 급여이체(실적)와 카드결제, 첫 거래우대, 주택청약 신규 가입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대금리 항목을 채우려면 청년들이 청년도약계좌 가입은 물론 해당 은행으로 급여통장을 옮겨야 하고, 주택청약통장도 새로 가입해야 하며 카드 실적도 일정금액이상 채워야 한다.

금융위가 우대금리 충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은행들에게 수정을 요구했던 이유다.

최종 공시, 금융위 의견 반영될까

금융위는 최종 공시 일정도 당초 12일에서 14일로 미뤘다. 1차로 공시한 금리가 금융위 눈높이에 미치지 못해 은행권과 협의가 필요해서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해 협의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금융위가 요구하는 것은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돕는 목적인 만큼 금리 현실성을 높여야 한다는 부분이다. 즉 기본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 항목 비중을 낮추는 게 골자다. 

여기에 우대금리 항목도 각 은행별로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 체계를 세밀하게 다듬은 후 도약계좌 출시 직전인 14일 최종 공시를 한다는 방침이다.

유재훈 국장은 "가입자 상당 수가 6%대 금리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본금리는 오르고 우대금리는 비중은 줄이는 구조로 짜여져야 한다"며 "우대금리도 현실성 있는 항목으로 해야하고, 소비자들이 일목요연하게 비교해서 볼 수 있도록 공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은행들에게 약간의 당근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청년도약계좌 부분을 사회공헌으로 인정해주는 방안 등이다. 앞서 금융위는 은행 제도개선 TF를 통해 은행별로 사회공헌 활동을 비교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누가 더 잘하나' 은행 사회공헌도 비교공시 추진(4월13일)

다만 은행권에선 여전히 고민이 깊다. 청년도약계좌가 부담인 탓이다. 현 상황에선 취급 은행들 간 눈치보기를 통해 유사한 수준의 금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는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는데 당국이 원하는 금리 수준에 맞추기 위해 우대금리를 활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또 금리가 너무 높으면 계좌 가입이 몰릴 수 있고, 너무 낮으면 당국 의도에 벗어나는 탓에 유사한 수준에 금리가 형성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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