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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1조원 머니무브' 첫날…'NH→KB' 대기자 수천명

  • 2025.01.20(월) 17:02

빗썸, NH농협은행→KB국민은행으로 제휴 변경
시행 전 '사전등록' 시작…접수 첫날 인파 몰려

1조원에 달하는 빗썸 예치금의 '머니무브'가 시작됐다. KB국민은행 사전등록이 시작되자 계좌를 미리 연동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한때 수십 분에 달하는 대기가 생겼다. 제휴 은행이 바뀌면서 새로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호소하는 고객도 있었다.

20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KB국민은행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빗썸은 오는 3월24일부터 원화 입출금 은행을 기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교체한다. 이날 오전 9시 빗썸 앱 내 사전등록 페이지를 열자 국민은행 계좌를 미리 연결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빗썸 앱 내 KB국민은행 계좌 사전등록 신청 화면 / 빗썸 앱 갈무리

사전등록 첫날 대기행렬

기자가 접속한 오전 10시경에는 대기 인원이 8823명에 달했다. 안내된 예상 대기시간은 약 1시간 10분이었지만 실제 접속에는 십여 분이 걸렸다. 기존 국민은행 입출금 계좌가 있다면 본인인증과 계좌인증을 차례로 거치면 완료된다. 사전등록 소요 시간은 5~10분 정도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이날 오전 중 계좌 개설 및 연동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기존 국민은행 고객이 아니라면 연동 전 최근 다른 은행, 증권사 등의 개설 이력이 없는지 주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한 금융사에서 계좌를 만든 후 20영업일이 지난 후에 다른 금융사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미 계좌가 있더라도 최근 거래내역이 없어 '거래중지계좌'로 전환된 경우 영업점에 방문해 이를 먼저 해제해야 한다. 일부 이용자는 KB스타뱅킹 앱에서 해당 계좌를 해지하고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영업점에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계좌를 연결했더라도 3월23일까지는 이용할 수 없다. 빗썸은 3월24일 새벽 12시(자정)부터 은행 전환을 위한 서비스 점검을 진행한 뒤 오전 11시부터 국민은행 계좌를 통한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NH농협은행 계좌를 통한 입출금이 불가능하다.

농협은행 200만좌 '무브' 가능할까

사전등록 첫날 뜨거운 반응이 나타나면서 국민은행의 추후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상자산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제휴 은행이 변경되면서 기존 농협은행의 고객을 모두 흡수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한 사용자는 "일주일 전에 농협은행 계좌를 만들면 1만원을 준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또 국민은행 계좌를 만들려니 20일 제한에도 걸리고 황당하다"며 "거래소도 많은데 다른 곳을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 거래 은행이 아니라면 거래소 이용을 위해 새로 계좌를 개설하는 번거로움이 클 것"이라며 "오픈 초기 이벤트 등을 통해 이탈하는 고객을 막으려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초반 가상자산 투자용 계좌 발급을 제한하면서 투자자들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샀다. 이에 빗썸은 작년 초부터 국민은행과 협업을 추진했고, 또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도 2022년 11월 제휴 은행을 농협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바꾼 바 있다.

다만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계좌를 만들 뿐이지 제휴 전략 등은 빗썸에서 주도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빗썸은 원화거래소 점유율 2위로 작년 3분기 기준 예치금이 9371억원에 달한다. 작년 4분기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예치금은 1조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빗썸에 연결된 NH농협은행 실명확인 계좌는 200만 개 이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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