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근본적 개혁 과제로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승환 계약이 꼽힌다. 이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보장을 축소, 새는 보험금 줄여야 하는 까닭이다.
실손보험 개혁을 위해 올 1월 토론회를 열었던 정부는 4월 실손보험 개혁 방안을 내놨다. 당초 개혁 핵심인 계약 재매입 방안을 올 하반기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여전히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연내 방안이 발표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강제 전환 방안을 포기하고 재매입에 집중하는 만큼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신중한 상황이다. 다만 5세대 실손과 함께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약관변경(재가입) 상품이라 10년 후에는 자연스레 구조 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강제 전환 대신 재매입
금융당국에 따르면 약관변경이 없는 1세대와 2세대(일부) 등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는 1600만건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계약이 3596만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44%에 달한다.
당초 1월 진행한 실손보험 개혁 관련 정책토론회에선 필요 시 법 개정을 통해 약관변경이 없는 상품 가입자도 약관변경을 적용하는 이른바 '강제 전환'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4월 발표된 최종 발표안에선 강제 전환은 삭제됐다. 비급여 관리 강화 방안이 안착되고 계약 재매입 등 다른 실손보험 개혁 방안이 작동되면 약관변경 소급 적용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실손보험 개혁 방안 효과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었다.
대신 금융당국은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가운데 원하는 경우 계약 재매입을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보험업계와의 추가 논의를 거쳐 올 하반기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었다.
계약 재매입 방안에는 보험사가 기존 계약자들에게 보상할 때 적용하는 금융당국 권고 기준이 담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설명 강화와 숙려기간 부여, 철회권과 취소권 보장 등도 검토한다. 계약 재매입 후 가입자가 원하면 신규 실손보험으로 무심사 전환 허용할 예정이다.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재매입 방안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세대의 실손보험은 이전에 비해 자기부담률이 높고 보장 항목도 줄어든다. 반면 1·2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 부담이 커 재매입 방안을 보고 보험료 부담과 보장 항목 축소 등을 결정해야 하는 까닭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계약 재매입 방안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체 통계를 확인해야 하고 방안 도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한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재정이 투입되는 사안이라 보험사들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체 통계를 확인해야 하고 내용을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어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하지만 시기를 못박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대 구조 개혁은 언제쯤
금융당국 실손보험 개혁 방안은 보편적 의료비(급여 의료비)와 중증환자 중심으로 적정 보장하도록 해 낮은 보험료로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상품으로 전환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비도 전액 보장하는 등 초기 실손보험 상품 구조로 인해 보험금 지급이 과도해지고, 이로 인해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까닭이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구조 개혁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에 개혁 방안에는 급여 입원은 실손보험료 자기부담률을 일괄 20% 적용, 외래는 실손 자기부담률과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연동하기로 했다. 비급여는 중증과 비중증으로 구분해 보상 한도와 자기부담, 출시 시기 등을 차등화해 보장을 합리화한다. ▷관련기사: 1~2세대 실손 '강제 전환' 없던 일로…'뾰족한 수' 없는 당국(4월1일)
이 과정에서 실손보험 개혁 방안 효과가 나타나려면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승환 계약이 핵심이다.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그 동안 보험료 부담이 컸고 현재도 3·4세대보다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보장 범위가 넓다. 이들이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대신 현실적인 보장으로 넘어가야 개혁 목표가 달성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약관변경 조건이 없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신규 세대로 전환할 수 있는 계약 재매입 방안에 관심이 높고,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 마련에 골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험업계에선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기존 보장을 포기하고 신규 세대로 갈아타는 선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실손보험 보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금융당국은 계약 재매입 시행과 함께 최근 실손보험 가입 추세를 감안해 10년 후면 신규 세대 중심으로 재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판매와 계약 전환이 빠르게 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1~3세대 해약 등으로 보유 계약은 전년보다 137만건 감소했다. 반면 4세대 실손보험은 신규 판매와 계약 전환 등으로 전년대비 149만건(39.6%)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체 실손보험의 절반은 약관변경 계약이라 자연스럽게 전환되고 신규 계약도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며 "2036년에는 대략 추산해도 신규 세대가 3000만건이 넘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신규 세대 실손 자기부담률로 가입자 역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무분별한 의료 행위 등 그 동안 문제였던 행태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보건당국의 비급여 관리 방안도 구체화되면 개혁 효과가 더 크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