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갑의 횡포의 상징 사건이 된 ‘라면 상무’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22일 송도 글로벌 R&D센터에서 정준양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전체 임원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윤리실천 다짐대회에서, 라면 상무 사태가 포스코 기업 이미지에 미친 영향에 관한 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재발 방지를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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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자신의 허물을 덮는 대신 공개적으로 까발리는 것은 달라진 기업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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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황은연 포스코 CR본부장은 라면 상무 사건이 터진 직후 “이번 사건은 창피한 일이지만 생각해보면 포스코 문화 45년간 갑 노릇만 하다가 언젠가 분명히 터질 일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포스코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포스코 기업 이미지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 상무 A씨의 항공기 승무원 폭행사건은 포스코가 명성을 한순간에 잃을 정도로 큰 타격을 줬다는 답변이 67.2%로 나타났다. 비교적 큰 손상을 줬다는 응답도 14.5%였다. 10명 중 8명은 포스코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고 답한 것이다.
조사는 지난 6~12일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했다.
응답자의 절반(49.5%)은 이번 일로 포스코가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봤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회복이 어렵다는 응답(4.3%)도 있었다. 곧 회복한다는 의견은 43.8%였다.
사건의 원인을 개인의 인성문제(52.3%)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권위적인 기업문화(31.0%), 리더십 교육 부재(15.7%) 등 기업의 갑 문화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당수에 달했다.
이번 일을 해결하는 위해서는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진정성 있는 경영활동을 해야 한다(48.5%)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 또 임직원이 끊임없이 반성해야 한다(23.8%), 기업 문화를 쇄신해야 한다(18.1%), 이미지 회복을 위한 홍보에 나서야 한다(7.9%) 등을 요구했다.
한편 포스코는 윤리실천 결의문으로 ▲모든 면에서 타인에게 귀감이 되도록 신중하고 분별 있게 행동한다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한다 ▲사랑으로 직원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고 감사 나눔을 실천한다 ▲건전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준수하고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한다 ▲사회규범을 존중하고 포스코패밀리 임원으로서 명예를 지킨다 등 5개 문항을 채택했다.
정준양 회장은 선서식 이후 “포스코는 직원과 일반 시민들의 신뢰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고 이러한 신뢰야말로 우리가 경영을 이어가는 이유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45년이 더 걸리더라도 우리의 신뢰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