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CJ그룹간 앙금이 다시 쌓이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가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화해를 하자고 했지만 소송가액은 더 높이면서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같은 날 열린 이재현 회장의 공판에서 CJ그룹의 부사장이 삼성의 매수의혹을 제기하면서 삼성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삼성은 명예훼손에 대한 법리검토를 진행중이며 법적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맹희씨 "해원상생"..청구금액은 9400억으로 늘려
원고인 이맹희씨는 이날 서신을 통한 최후진술을 통해 이건희 회장과의 화해의지를 밝혔다. 그는 원망을 풀고 서로 함께 살아가자는 의미의 '해원상생(解寃相生)'을 제시하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피고와 만나 손잡고 마음으로 응어리를 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고측은 또 "삼성의 경영권을 노린 것이 아니다"라며 삼성에버랜드를 대상으로 한 소송을 취하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을 대상으로 한 소송은 그대로 유지했다. 에버랜드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지만 이건희 회장 개인에 대한 청구금액은 9400억원으로 늘렸다. 이맹희씨는 소송과정에서 청구금액을 96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늘렸고, 이날 다시 9400억원까지 높였다.
재판부는 다시 한번 양측의 화해를 권했다. 재판부는 "선고 이전이라도 판결을 내리지 않고 양측이 화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소송에 대한 선고를 2월6일 오전 10시로 예고했다.
삼성측은 "화해를 얘기하면서 소송 진행과정에서 청구금액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내달로 예정된 선고일 이전에 양측의 화해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이 매수 제의"..삼성 "명예훼손" 반발
같은 날 열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공판에서는 삼성이 CJ측 인사를 매수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성용준 CJ제일제당 부사장은 "삼성측이 후임인 이모 CJ그룹 전 재무2팀장에 'CJ그룹을 협박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대가로 80억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삼성이 이모 전 재무2팀장에게 80억원을 제안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설득하기 위해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삼성은 "전혀 근거가 없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공식부인했다. 삼성은 이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한 법리검토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갈등수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수천억원대의 기업범죄를 주도했다며 징역 6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